다양한 상품에 비대면 가입 장점
자산배분형 상품 수요증가 영향
증시부진에도 수익률 안정 선방
자산배분형 상품 수요증가 영향
증시부진에도 수익률 안정 선방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30대 직장인 윤모씨는 최근 만기가 돌아온 은행 정기예금 3000만원을 해지해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본격적으로 재테크를 시작하려 했지만 동료들이 추천하는 금융투자상품은 당장 개념 이해가 어려웠던 윤씨에겐 차선책인 셈이다. 국내 증시에 섣불리 뛰어들기엔 상황이 부담스러운 만큼 일단 은행보다 금리 수준이 높은 랩어카운트로 눈을 돌린 것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출시한 랩 상품 중에는 만기가 3개월 정도로 짧아 부담이 낮다는 점도 구미가 당겼다.
주춤했던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증시를 떠난 시중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일임형 랩어카운트 시장으로 쏠리면서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증권사들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자산(평가금액)은 118조53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3682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4개월간 늘어난 자금만 5조5407억원에 달한다. 5조5282억원의 자금이 빠졌던 작년 하반기(9~12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고객 수만 놓고보면 3년래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4월 말 기준 고객 수는 170만7545명으로 전월보다 1만4825명 늘었다.
작년 10월 말 증시 혼란 속 한 달 새 3만5148명(5만4251건)의 계약취소가 이어졌으나 올 들어 꾸준히 신규고객 계약이 몰린 결과다. 외려 이전 최대치인 작년 8월 말(170만6697명)보다 고객 수는 약 1000명 가량 늘었다.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규모가 최근 급격히 성장한 것은 상품 다양화와 비대면채널을 통한 가입 허용, 자산배분형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발 빠른 운용실행으로 시장에 대응하기 수월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커진 대외 불확실성과 증시 부진에도 일임형 랩어카운트가 수익률 안정성에서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시장에서 맞춤형 투자수요를 잡기 위해 랩어카운트 투자 대상은 물론 전략을 다변화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랩어카운트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일임형 랩 상품에 대한 가입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가입 문턱이 낮아진 영향이 크다"며 "비대면가입 이점에 가입 금액이 낮아지는 추세여서 앞으로도 수요가 계속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뿐 아니라 채권과 대체투자 등 다양한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일임형 랩 상품 수요를 당분간 주도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안전자산 선호현상 속 짧은 만기 채권투자를 중심으로 고객 수요가 몰리고 있어 주목된다. 만기는 짧지만 수익률은 은행보다 높은 전자단기사채를 중심으로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어서다. 전단채랩은 만기가 6개월보다 짧은 전자단기사채를 중심으로 기업어음(CP), 담보부어음(ABCP), 신용등급 A- 이상의 회사채 등에 투자한다. 최근 기업의 CP 발행 감소세에도 증권사들의 증권사 전단채랩 상품 출시가 속속 이어지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한 증권사 채권상품 담당자는 "대기업이 발행하는 전단채는 상환 신뢰도가 높은 만큼 수요도 크다"며 "전자방식으로 발행되는 전단채는 투자거래를 위한 지역에 있어 한계가 없고 개인투자자 접근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다만 발행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오히려 주식보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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