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바야흐로 '수입맥주 전성시대'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주류 매대의 절반 이상을 전세계에서 몰려든 수입맥주들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본토' 유럽산 맥주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어떤 맥주가 더 맛있나" 논쟁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 맥주다. 맥주 취향이 다양화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수입맥주의 국가별 비중은 일본 맥주가 27.5%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벨기에(14%)와 중국(10.2%)가 뒤를 이었다.
일본 맥주는 수입맥주 시장이 형성된 뒤로 꾸준히 압도적인 1위를 지켜왔다. 아사히를 필두로 기린, 삿포로, 산토리 등 주요 브랜드들이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려 온 덕분이다. 일본 맥주는 수입맥주 시장의 전체 파이가 증가하면서 시장 점유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다. CU에 따르면 일본산 맥주의 올해(~5월) 매출은 전년 대비 291% 급증했다.
특히 아사히 슈퍼드라이는 수입맥주가 국내 편의점업계에 안착한 이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최애 맥주'다. 이 밖에도 기린이치방, 삿포로,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에비스 등 일본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들이 모두 국내에 상륙해 수입맥주 애호가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진하고 독특한 개성을 뽐내는 수입맥주보다 국산 라거와 비슷한 타입의 맥주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맥주가 판매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 역시 주요 브랜드가 모두 국산 맥주와 타입이 비슷한 페일 라거 타입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CU와 GS25 모두 수입맥주 매출 1위를 아사히가 차지했으며 삿포로, 기린이치방 등도 10위권 내에 자리잡고 있다. 일본산 맥주 외에도 중국의 칭따오, 미국의 버드와이저와 밀러,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등 페일 라거 타입 맥주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수입 맥주를 선호하면서도 맛이 이질적인 유럽산 에일 맥주 등은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수입 맥주를 마시고 싶어하는 동시에 익숙한 맛을 찾게 되면서 아사히나 기린 등 일본산 맥주를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맥주업계 관계자는 "아사히나 칭따오 등은 국산 맥주와 맛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급 맥주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국산 맥주와 차별화를 이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맥주 중 일본산 맥주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아사히주류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