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괄사장, 정용진 부회장 앞지를까=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4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이마트 영업이익 컨센서스보다 600억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이마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2% 급감한 3831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트 연간 기준 올 매출 컨센서스는 19조461억원으로 신세계를 크게 앞선다. 하지만 이익 기여도에서는 신세계가 월등하다. 실제로 신세계의 올해 연간 매출 컨센서스는 6조2419억원으로, 이마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16년 남매 분리 경영을 본격화 한 이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보다는 경영성과가 뒤쳐졌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신세계가 이마트를 제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신세계는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각각 영업이익 724억원, 11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분기 연속 이마트를 앞섰다.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614억원, 743억원에 각각 그쳤다.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도 정 총괄사장에 거는 기대는 큰 모습이다. 올해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324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9%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롯데쇼핑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349억원으로 2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지난해 중국 등 점포 정리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기저효과 때문이다.
◇불황에도 명품은 불티…"명품라인업 구축이 비결"= 시장에선 정 총괄사장의 '럭셔리' 경영전략이 급변하는 유통 환경과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한다. 온라인 경쟁심화로 중저가 브랜드는 가격 비교를 거친 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명품 등 고가 제품들은 백화점에서 직접 구매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증가율은 21.4%를 기록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수도권 대형점포를 중심으로 명품라인업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경쟁우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뿐만 아니라 럭셔리를 강조한 화장품사업도 순항 중이다. 신세계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 의 1분기 영업이익은 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급증했다. '연작', '비디비치' 등 브랜드가 중국인이 선호하는 럭셔리 콘셉트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면세사업을 하고 있는 신세계DF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1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6% 급감했지만, 면세점 투자에 따른 결과로 매출은 107% 급증한 703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신세계DF는 명동점에 에르메스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로써 3대 명품(샤넬·에르메스·루이뷔통)을 모두 끌어안으면서 2분기 실적 전망은 밝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명품 백화점과 면세점 성장의 콜라보레이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면세점 시장 성장으로 신세계DF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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