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권 전면 엘리자베스 2세
美 2030년 새 지폐에 女 인사
美 2030년 새 지폐에 女 인사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의식(兩性平等意識) 제고와 여성의 사회참여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문화 중시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며 자녀의 재능을 살린 교육적 성취를 통해 교육과 가정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2007년 11월 한국은행이 5만 원권 도안인물로 신사임당을 최종 선정하면서 발표한 배경설명이다. 당시 한국은행은 "신사임당은 여성·문화예술인으로서의 대표적인 상징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이 여성인물의 상징성을 담은 화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고액권에 여성인물이 들어간 나라는 호주를 꼽을 수 있다. 호주 100달러는 밀라노, 브뤼셀, 런던, 파리, 뉴욕 등 많은 도시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프라노 넬리 멜바가 지폐를 장식하고 있다. 호주 50달러에는 정치인이자 여성인권 운동가인 에디트코완(Edith Cowan)의 얼굴이 있다. 그는 주 교육과 커리큘럼에 성교육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로, 여성의 권리와 어린이 보호를 위한 헌신적인 운동가로 꼽힌다. 최근에는 연방 선거구와 대학이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기도 했다.
고액권 중 하나인 스웨덴 500달러에는 소프라노 가수 비르기트 닐손의 초상이 새겨져 있다. 닐손은 특히 바그너의 해석자로서 정평이 나 있으며, 풍부한 성량과 뛰어난 창법으로 현대 최고의 드라마틱 소프라노가수로 불리우고 있다. 스웨덴 100달러에는 영화 '마타 하리(Mata Hari)'로 인기를 얻은 그레타 가르보의 얼굴이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 인물이 화폐에 들어간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 화폐에는 전권종 전면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다. 여기에 영국은 2017년부터 10파운드권에 소설 '오만과 편견'의 작가 제인 오스틴을 넣었다. 영국은 역사적 인물을 기념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지폐 등장인물을 바꾸고 있는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이외에 영국지폐에 새겨진 여성은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사회개혁가 엘리자베스 프라이에 이어 오스틴이 세 번째다.
미국은 2030년 발행예정인 새 시리즈 은행권에 여성인물 초상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달러 은행권 앞면에는 해리엇 터브먼(흑인 여성인권 운동가), 5달러와 10달러 은행권 뒷면에 각각 여성 참정권 운동가 5명, 링컨 기념관·인권 신장에 기여한 여성 저명인사 3명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이외에도 캐나다 10달러, 뉴질랜드 10달러, 호주 10달러에 각각 비올라 데스몬드, 케이트 셰퍼드, 메리 길모어가 새겨져 있다.
비올라 데스몬드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폐 인물 공모를 통해 선정, 2018년 11월 도입됐다. 데스몬드는 인종차별에 맞서 법정 투쟁을 한 여성으로, 캐나다 지폐 중 처음으로 세로 디자인과 흑인 여성을 도안인물로 선정해 의미가 있다. 뉴질랜드의 케이트 셰퍼드는 여성 참정권 운동을 주도했으며, 금주운동을 여성 정치운동과 결합시켜 '여성 참정권 입법'을 이끌어냈다. 메리 길모어는 20세기 호주 시인으로 남성 유명시인인 '반조 패터슨'과 앞뒤로 인쇄돼 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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