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자유주의 노동경제학자의 苦言](http://contents.dt.co.kr/images/201906/2019061802102269660001[1].jpg "[논설실의 서가] 자유주의 노동경제학자의 苦言")
남성일 지음/수동예림 펴냄
한국 '자유주의 노동론'의 구심체 역할을 해온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의 신문 칼럼을 정년퇴임에 즈음해 묶은 책이다. 남 교수의 제자 학자들이 발간했다. 남 교수는 1993년부터 주요 언론에 노동 현안과 정책에 대해 칼럼을 써왔는데 책에는 주로 2000년대 초반 10여년 동안의 글을 모았다. 일자리, 노사관계, 비정규직 문제로 대별해 주제별로 선별된 칼럼은 지금 읽어도 설득력이 바래지 않는다. 역대 정부들이 노동 문제를 어떻게 대했고 그 해결을 위한 정책을 어떻게 펴왔는지, 그리고 학자적 양심에서 그것을 어떻게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해왔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남성일 교수는 스스로 자유주의 노동경제학자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것이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고 노동자 뿐 아니라 사회와 나라가 번영하는 길이라 믿어왔기 때문이라는 소신을 당당히 밝힌다. 저자는 서문에서 "나의 논지는 답답하리만큼 일관적이다. 노동시장은 당사자 간 자유 선택이 최우선이라는 점, 당사자인 선택에 대한 규제는 일자리만 없애고 나아가서 국민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점, 노동조합은 근로자 보호는 명분일 뿐 실은 정치적 권력기구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남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고용정책이 산업발전 방향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4차 산업혁명 진전에 따라 비정규직 성격의 일자리로 대체되고 있는데 고용 경직성을 강화하는 정규직 전환을 밀어붙이고, 근로시간과 비근로시간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기획, 창의적 연구개발 등의 근로시간도 52시간으로 강제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희망을 놓지는 않는다. 자유·공정·성과 중심의 노동문화를 정착시키는 데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한다. 국민들의 성취의욕이 높고 개방경제에 대한 신뢰가 살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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