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손학규 대표의 부담을 덜고 싶다"며 "더 이상 제가 당 지도부 퇴진이나 당권 장악을 향한 세 싸움의 빌미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바른미래당 중앙당윤리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윤리위원회는 대의기관 및 집행기관으로부터 독립해 직무를 수행한다고 당헌상 규정돼 있고 지금까지 중앙당 윤리위원회는 당헌당규에 근거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운영돼 왔다"며 "정치적 공세 앞에서는 규정이나 윤리적 가치가 무시당하는 당내 현실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생각의 다양성을 서로 존중하면서 어려운 소임을 감당하기 위해 애쓴 동료 윤리위원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함과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송 위원장의 사퇴 표명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사직서를 수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마음이 착잡하다"며 "인격적으로나 덕망으로나 우리나라 어떤 분에도 뒤지지 않는 그런 분이 저하고 개인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폄훼되는 게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이어 손 대표는 "지금 와서 어떻게 하겠느냐"며 "직접 손으로 써가지고 왔다"고 했다.
송 위원장의 사퇴는 하태경 최고위원 징계 결정을 놓고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손 대표에게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한 하 최고위원에게 징계 결정을 내렸다. 반면 유승민 전 대표에게 '꼭두각시들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발언한 이찬열 의원에게는 징계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김수민 청년위원장 등은 지난 3일 송 위원장이 손 대표에게 편파적 징계 심의를 하고 있다며 불신임을 요구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손학규(가운데)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