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연장 가장 유력… 코스피, 협상기대로 열흘 후 반등할 듯
극적타결땐 코스피 급증 … 하반기 경기회복 턴어라운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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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덮친 美中 무역전쟁 공포… 3가지 시나리오별 대응전략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미중 무역전쟁 재발 우려가 또다시 한국 증시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코스피는 3% 넘게 폭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급등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되면 한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질 전망이다. 금융시장은 앞으로 전개될 시나리오와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 10일 0시, 한국시간으로 10일 13시 미국 워싱턴 DC에서 1년여간 끌어왔던 미중 무역전쟁이 결판날 예정이다.
한국을 물론 글로벌 주요국 증시는 이날 담판을 앞두고 일제히 폭락했다. '종전'과 '확전' 사이에서 금융시장 역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시장은 이날 협상을 앞두고 3가지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최악의 시나리오 ,무역전쟁 '확전'…코스피 2000붕괴= 한국 및 글로벌 증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중 무역협상 '결렬'이다. 이는 곧 관세 폭탄을 주고받는 전면적 무역전쟁으로 이어진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 탓에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각각 2500억달러, 1100억달러 규모의 상대 수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 인상뿐만 아니라 나머지 전체 수입품에 대한 25% 추가관세 부과안까지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가 집행된다면 보복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관세 전쟁이 심각한 악재로 다가온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수출의 24% 정도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품 중에는 중국이 완제품을 가공해 파는 데 쓰는 반도체와 같은 중간재의 비중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관세부과에 따른 중국의 수출 부진, 추가 경기둔화는 한국의 수출, 나아가 경제성장에 대한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양국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무역전쟁 개시 이후 미국은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중국은 주요 경제지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던 사례를 고려해보면 양국이 재차 자국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의 보복관세와 협상이 결렬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유력한 시나리오, 무역협상 시한 연장…코스피 단기충격 후 반등=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무역 협상 시한이 연장되는 것이다. 이 경우 양국이 추가 협상을 이어가며 미국이 대중국 관세인상을 한시적으로 유예할 수 있다.
미국이 일단 관세를 인상하고, 중국이 보복 없이 협상을 이어가는 방안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이 경우 코스피는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협상 기대로 반등할 전망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관세 인상 여부를 막론하고 협상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며 "이 경우 시장은 10일 이후에 안정을 되찾으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남은 2거래일 동안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미국이 관세율을 유지하고 협상기한을 연장할 가능성 30%, 미국이 관세율을 인상하고 나머지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을 대상으로 한 관세율을 놓고 협상시한을 제시할 가능성 30%로 각각 점쳤다.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1차 타결 후 미국의 관세 점진적 철회, 중국의 지식재산권 법제화가 50%의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막판 극적 타결?…글로벌 증시 안도랠리= 마지막 시나리오는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전격 수용해 기한 내 무역협상이 극적 타결되는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악관에선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며 "지난주 무역협상 합의안 초안이 나왔고, 이를 수정했던 중국이 한발 물러선다면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시장은 극적 타결될 시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을 완전히 털어내고 코스피는 크게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주가 미중 무역타결 시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 사이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 우려를 덜고 본격 턴어라운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잠시 주춤했던 한국 경제도 다시 활기를 띠고, 이는 곧 다시 코스피 상승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극적 타결 가능성 역시 희박하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미국과 중국이 10일까지 무역협상에서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이 10%에 불과하다며 "극적 합의에 베팅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중국이 나중에 무역합의를 결국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무역협상이 결국 타결되겠지만 오는 10일까지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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