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관심과 고민`이 연금수익률 높인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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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0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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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관심과 고민`이 연금수익률 높인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최근, 퇴직연금의 2018년 연간평균수익률이 1%로 역대 최저수준이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연금가입자(근로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대부분의 기사가 '수익률 최악'이라는 자극적인 내용만을 언급했을 뿐, 낮은 수익률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가입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 제시는 빠져있다는 점이다.

퇴직연금은 연금자산운용의 책임을 회사가 지는 DB(회사책임)형과 가입자가 책임지는 DC(가입자책임)형으로 나뉜다. DB형을 도입한 대부분의 회사는 내부에 운용전문가도 없는데다, 약속한 연금을 책임지고 지급해야 하는 의무감도 작용해 연금자산의 95%를, 금리 1~2%대의 예금이나 단기금융상품에 운용하는, 원금보장형 상품에 넣어두고 있다.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 투자상품의 비중은 5%도 되지 않는다. DB형의 연평균 수익률이 1%대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DB형에 가입한 근로자의 입장에서 보면, 약속한 연금을 회사가 책임지고 지급해줄 것이기 때문에 운용수익률이 높든 낮든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연금자산이 외부의 보관기관에 잘 보관되어 있는지, 일부라도 회사 내에 보관되어 있다면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지급불능사태가 발생할 염려는 없는지 등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

그러나 DC형에 가입한 근로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서 운용수익률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연금자산 운용성과에 자신의 노후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봉 6000만원의 근로자가 DC형에 가입하여 매년 1회 1개월분 급여에 해당하는 500만원씩을 30년간 불입할 경우, 운용수익률이 연 1%라면 30년후 퇴직연금 수령액은 1억7730만원이지만, 연 4%로 운용된다면 수령액은 3억4935만원으로 약 2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시대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운용을 해서는 4%대의 수익률을 내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젊은 세대의 경우에는 80% 정도를, 고령세대들도 65% 정도를 실적배당형상품에 넣어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건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DC형 퇴직연금의 운용현황은 어떤가? DB형과 크게 다를 바 없이 80% 이상을 원금보장형 상품에 넣어두고 있다.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은 20%도 되지 않는다. 10년, 20년 뒤에나 받게 되는 퇴직연금에 신경쓰는 게 귀찮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원금손실을 볼지도 모르는 실적배당형 상품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DC형에 들어가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작년 수익률은 -5.5%였다. 보통의 가입자들이 이 부분만 부각된 언론보도를 본다면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 장기투자, 적립식투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난해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이 크게 저조했던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주가가 17%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주가 하락은 해외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기도 했다. 이런 시장리스크는 언제 나타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 시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퇴직연금처럼, 단기간의 주가상승 또는 하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장기자금이 아니면 투자에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DC형에 들어가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작년수익률은 -5.5%였지만, 이를 포함한 과거 10년간의 연환산수익률은 4.6%를 기록했다. 결코 낮은 수익률이 아닌 것이다.

퇴직연금자산 운용은 매년 한번씩 1개월분 급여를 10년, 20년, 30년 장기로 적립식투자를 해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에 대한 이해 또한 중요하다. 작년과 같은 주가 하락으로 기준가격이 낮아지면 기분은 나쁘겠지만, 같은 불입금으로 그전 해보다 훨씬 많은 수량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반면에 가격이 오를 경우에는 기분은 좋겠지만 그 시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의 수량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런 식으로 적립식투자를 해나가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다. 중요한 건 적립식으로 투자해 갈 우량상품(펀드)을 고르는 일이다. 상품을 운용하는 회사의 평판, 상품의 5년, 10년 장기수익률, 수수료율 등을 고려하여 골라야 한다. 물론, 보통의 직장인이 이런 상품을 고르는게 쉽지 않다. 실력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적립식 투자를 하여 연금자산이 어느 정도 목돈이 되었을 경우에는 투자대상, 변동성 등의 측면에서 성격이 다른 몇 개의 상품에 분산시키는 일 또한 중요하다. 적립식을 시간 분산이라고 한다면 이 경우는 종목 분산이 된다. 종목 분산의 범위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넓힐 필요도 있다. 이런 일련의 작업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내 퇴직연금에 관심을 갖고 장기투자, 분산투자에 대한 약간의 공부와 전문가의 도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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