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충돌 100여명 사상자 속출
반정부 시위대 동력 상실할수도
폼페이오 장관 "군사 작전 가능"
러 외무부 "심각한 국제법 위반"
반정부 시위대 동력 상실할수도
폼페이오 장관 "군사 작전 가능"
러 외무부 "심각한 국제법 위반"
(카라카스 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지지자들에게 점진적인 총파업 동참을 독려하고 군부의 전향을 재차 강조했다.
ymarsh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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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정권에 맞서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군사봉기 촉구로 이틀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지만 예상외로 큰 동력을 얻지 못한 채 끝날 것으로 보여 향후 베네수엘라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체제를 지원해온 미국이 '군사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고,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사태의 '미국 배후론'을 제기하는 등 양국 간의 장외 충돌까지 격렬해지면서 베네수엘라 사태가 갈수록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일(현직시간) A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수천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 서부의 중산층 거주 지역에 집결했다. 과이도 의장은 집회에서 "우리는 군인들과 대화해 그들 모두가 우리의 대의명분에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며 "정권이 나를 탄압하려 하겠지만 우리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날 정부는 저항의 씨를 말리려고 했지만 실패했다"며 "자유를 얻을 때까지 매일 시위를 열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시위는 과이도 의장이 전날 카라카스의 카를로타 공군기지 외곽에서 수십 명의 군인들과 거리로 나서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위한 군의 봉기를 촉구한 뒤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최소 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한 가운데 이어졌다. 일부 지역에선 진압 군경과 시위대 간에 충돌이 벌어졌다. 오토바이를 탄 국가수비대는 최루탄을 쏘며 엘 파라이소 지역에 집결한 반정부 시위대의 해산을 시도했다. 최루가스로 뒤덮인 시위현장에서 일부는 시위자들이 깃발을 흔들고 돌을 던지면서 맞서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의 우방국인 쿠바에선 수백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의 대(對)쿠바 제재와 사회주의 동맹인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시도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양키 제국의 중상모략과 거짓말, 도발, 위협에 단호하게 혁명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적었다.
장외에선 미국과 러시아가 격돌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러시아와 쿠바에 의한 개입이 베네수엘라와 미·러 양국 관계에 있어 불안정 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모건 오타커스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폭스 비즈니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군사작전은 가능하다. 만약 그것이 필요한 것이라면 미국은 그것을 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 측은 주권 국가(베네수엘라) 내정에 대한 미국의 간섭과 이 국가 지도부에 대한 위협이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공격적 행보 지속은 아주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충분하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밝혔다.
한편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역할이 주목된다.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몇 안 되는 외교 분야 현안인 베네수엘라 정책을 내년 재선의 열쇠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마두로 정권의 '돈줄'을 조이고 있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은행과 기업들에 추가 제재를 가하거나,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와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에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다만 로이터는 세계 각지의 무력 분쟁에서 발을 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새로운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미국이 무력 사용을 결심한다면 최근 베네수엘라에 무기와 수백 명의 병력을 파견한 러시아와의 충돌도 불사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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