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칼럼] 中 대양해군 야망, 팽창하는 패권주의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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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칼럼] 中 대양해군 야망, 팽창하는 패권주의
박영서 논설위원
4월 23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항 아오판(奧帆·올림픽세일링센터) 부두. 오후 1시께(현지시각) 해상 열병을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사일 구축함 시닝(西寧)함에 올랐다. 시닝함은 오후 2시 반쯤 칭다오 앞바다 해상 열병식 구역에 도착했다. 오성홍기(五星紅旗)와 팔일군기(八一軍旗)가 해풍에 펄럭이는 가운데 군 통수권자인 시 주석의 열병식 개시 명령이 떨어졌다.

'094형' 전략 핵잠수함 창정(長征) 10호, '055형' 미사일 구축함 난창(南昌)함,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 등 핵잠수함·구축함·호위함·상륙함 등 32척의 전함이 파도를 가르며 등장, 순서에 따라 사열을 받았다. 한국 일본 러시아 등 13개국이 보낸 군함 18척도 열병식에 참가했다. 하늘에선 전략폭격기 훙(轟·H)-6K, 전투기 젠(殲)-10·젠-11 등 39대의 항공기가 굉음을 내며 호위했다.

중산복(中山服) 차림의 시 주석이 큰 소리로 "퉁즈먼 하오(同志們好,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고 말하자, 선상의 장병들은 시 주석에게 경례하며 "주시 하오(主席好,·주석 안녕하십니까)"라고 화답했다. 이어 시 주석이 "퉁즈먼 신쿠러(辛苦了·동지 여러분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외치자 장병들은 "웨이런민푸우(爲人民服務·인민을 위해 봉사합니다)!"라고 힘차게 말했다.

이 장면은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창군 70주년을 기념하는 해상 열병식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날 중국은 최신예 함정들을 대거 선보이며 '강군몽'(强軍夢)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미국의 주력 이지스 구축함에 필적하는 최신형 구축함 난창함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신형 핵잠수함도 선보였다.

중국 해군의 시작은 미미했다. 해군은 1949년 4월 23일 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 바이마먀오(白馬廟)촌에서 창설됐다. 당시 인민해방군 화동(華東)군구는 창장(長江) 인근인 이곳에 창장 도하 작전지휘부를 두었다. 이 지휘부를 바탕으로 정식으로 해군을 창군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신생 해군의 모습은 해군이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투항한 국민당 군함에다 청(淸)말·민국(民國) 초기에 건조된 함포선, 그리고 침몰됐던 배 몇 척을 건져올려 해군 창군을 선언했다. 군함 9척과 보트 17척, 그마저도 대부분 돛을 달고 노를 저어야 갈 수 있는 목선이였다.

그래도 아예 해군 자체가 없었던 시절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초대 사령관은 화동야전군 출신 백전노장 장아이핑(張愛萍)이 맡았다. 1950년 4월 베이징(北京)에 해군사령부를 두면서 2대 사령관에 동북민주연군의 샤오징광(肅勁光)이 임명됐다. 두 사람은 모두 함정 근무가 전혀 없었던 장군이었지만 '무에서 유를 만드는' 심정으로 해군을 양성했다. 빈약하기 짝이 없었으나 목선을 타고 창장을 건넜고, 목선으로 바다를 건너 하이난(海南)에 상륙했다.

70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중국 해군의 성장에 놀라고 있다. 중국의 조선소는 동아시아 최강의 함대를 탄생시켰고, 중국의 첨단기술은 잠수함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강력한 보복공격 능력을 만들었다. 자체 항모도 건조해가며 태평양까지 뻗어가는 '대 해군'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30여년 '도광양회'(韜光養晦,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 시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패권주의의 발톱이 드러나고 있다. 남중국해 정세를 보면 이를 읽을 수 있다. 중국 해양굴기의 주 무대는 남중국해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80%를 영해로 귀속한다면서 남중국해 해상에 광대한 포진을 구축하고 있다. 항모전단, 핵잠수함을 갖춘 아시아 최대 해군을 통해 '해상의 만리장성'을 구축, 남중국해를 자국의 '내해'(內海)로 만들려고 한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통해 반격을 가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군사적 측면에서 중국 해군의 일부 부분은 미 해군과 맞먹는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124년 전 청일전쟁에서 궤멸된 북양함대의 악몽은 끝났고 대양해군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중국의 패권 마그마는 확실히 팽창하고 있다. 지각의 균열을 뚫고 분출하는 마그마는 동북아 국가에겐 악몽이 될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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