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환경은 근본이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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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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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환경은 근본이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최근에 5G가 개통되면서 세계 최초의 5G 개통국가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상당했다고 한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은 지난 4일 오전 1시 LTE 스마트폰에 5G 모듈을 장착한 '모토Z3' 스마트폰으로 시카고 등 2개 도시 내 일부 지역에서만 5G 상용화를 시작했다. '세계 최초 5G 개통국가'라는 명성을 받기 위해 개통일을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긴 것이었다. 한국은 이러한 동향을 파악하여 정부가 통신사·제조사와 긴급회의를 열고, 이동통신 3사는 3일 오후 11시에 운동선수 등 일부 고객에 대해 5G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5일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개통했다.

우리나라는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상당수 기지국을 확보한 상태라 미국보다 앞선 상황에서 2시간 차이로 '세계 최초 5G 서비스 국가'라는 타이틀을 쟁취한 셈이다. 어찌 보면 어린아이들 치기와도 같은 이런 경쟁이 의미를 가진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이를 증명하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G와 관련하여 미국 우위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함께 "무선통신업계는 5G에 275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300만명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경제에 5000억 달러를 추가할 것"이며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전보다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는 신기술에 목을 매고 있다. 5G를 처음 개통하겠다고 온갖 노력을 하지만 사실 5G를 실현하기 위한 장비는 중국이 생산하고 있다. 중국의 첨단기술 제패에 대한 야망은 거대한 자본 집중과 애국적인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3년 내에 인공지능 전문인력 100만 명을 양성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맞서 국가를 먹여 살릴 것으로 기대하는 정보통신, 신약개발 등 4차산업 기술에 막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약속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와 국가경제를 이끌 산업의 육성 측면에서 당연한 대응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것만이 전부인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기술을 우위로 국가 경제가 향상되면 삶의 질이 나아진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삶의 질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환경을 망치면 소득의 증가만으로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다. 중국이 무섭게 약진하고 있지만 환경에 대한 투자와 보전보다 개발을 우선으로 급박하게 추진한 대가로 베이징과 대부분의 도시는 미세먼지로 덮히게 됐다. 심할 경우에는 고속도로가 폐쇄된다. 강과 호수는 오염되어 해결하기 어려운 수질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환경오염은 국민들의 공중보건을 해치게 되어 평균수명 단축, 공공의료비 증대, 사회안전망 손상, 궁극적으로는 사회 화합의 장애 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경제 발전에 따른 윤택은 우리 삶의 편리함을 좌우하지만 환경의 오염은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도 그간 경제개발을 위하여 환경을 희생해 왔다. 지난 90년대 이후에 환경의 오염에 눈을 돌리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난 30여년 간 해 왔지만 뚜렷한 개선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것은 환경은 일단 오염되었다는 것을 느낄 정도가 되면 방향을 돌리기조차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 호소, 바다와 같이 워낙 큰 자연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또 한 자연은 예상할 수 없는 변화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염을 축적해 온 기간이 오래이니 단기간에 해결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공지능과 5G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가 심각하게 의문을 제기할 때가 되었다. 환경은 우리 삶에 얼마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우리가 환경의 보전과 개선을 위하여 사용하는 예산과 투자가 국가 예산의 몇 %나 되는지, 그것이 적절했는지, 또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만 하면 될 것인지.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고, 미세플라스틱이 식탁에 올라오고, 미량유기물질이 하천을 흐르고 있는데 우리의 예산과 조직과 제도가 적합한지 검토할 시기이다. 부디 더 이상 시기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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