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묻지마 살인` 사전징후 무시한 참사

계획적 범행 가능성에 무게
칼부림 범인에 구속영장 신청
주민들 7차례 "조치 해달라"
사회적 경각 기능 구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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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묻지마 살인` 사전징후 무시한 참사
사진=연합뉴스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이웃 주민을 잔혹하게 살해한 안모(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18일 신청됐다.

현재 이웃 주민들은 평소 안 씨의 괴팍한 행동에 불안을 느껴 경찰에만 5번,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2번 "조치를 해달라"고 민원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금만 사회적 경각심이 높았어도 사전에 불행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 사회 개별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자신의 불만을 불특정 다수에게 쏟아내는 '묻지마 범죄'가 늘고 있어 사회적 경각 기능과 대응 기능 체제를 구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찰 대응에 대한 비난 역시 경찰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안 씨는 화재를 낸 뒤 기다렸다는 듯이 흉기로 대피하는 주민들을 공격하는 등 우발적이라기보다 계획적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이날 안 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살인 혐의로 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행 동기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안 씨는 현재 경찰에서 "나를 위해하는 세력을 없애려 했다"는 등 범행 동기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이후 안 씨의 상태가 더욱 불안전해져 조사나 면담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탐문 등을 통해 안 씨의 범행 전 행적 파악에도 나서고 있다.

앞서 안 씨는 지난 17일 오전 4시 29분께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4층 자신의 집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르고 계단으로 대피하던 이웃들을 상대로 흉기 2자루를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씨 범행으로 초등학교 6학년·고등학교 3학년 등 10대 여학생 2명과, 50대·60대 여성, 70대 남성이 치명상을 입고 숨졌다. 안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부상한 사람은 6명, 화재 연기로 다친 사람은 7명이었다.

안 씨는 향후 충남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과거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안 씨가 범행 당시 분별력이 있었는지, 범행을 미리 계획했는지 등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고의로 불을 지르고 흉기를 들고 대피하는 주민들을 기다린 듯 한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이다.

혼자 살던 안 씨는 이웃 등과 마찰을 겪고 올해만 7차례 경찰 등에 신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에 대한 구속 여부 심사(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1시 진주지원에서 열린다.

한편 희생자들의 발인이 오는 19일과 20일에 이뤄진다. 이날 유가족에 따르면 희생자 황모(74), 이모(58) 씨와 최모(18) 양은 오는 19일 오전 8시 30분 함께 발인하기로 했다.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희생된 김모(64), 김모(11) 양 유가족은 오는 20일 오전 7시에 따로 발인한다. 경찰은 희생자들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이날 부검했다. 유족들은 오열 속에 입관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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