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경제학과
![[포럼] 정부만이 성장률 하락 막을 수 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904/2019041202102369660002[1].jpg "[포럼] 정부만이 성장률 하락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선진국 경제에 확산되는 불황 경고를 고려해 보면 정부가 예상하는 2.6% 경제성장률 달성도 사실은 어려워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2019년 성장률 전망치는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던 2012년 2.3%의 기록에 버금가는 낮은 수준이 되어 가고 있다. 또한 현재 전개되는 대내외 경제 및 서민들의 체감경기의 측도라 할 수 있는 소상인 영세업자, 전통시장 상황을 보면, 경제성장 하락과 더불어 소비 심리도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제성장률 하락이라는 시장의 경고음이 계속 들려오는데도, 정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부예측치 성장률에 맞추기 위해 '미세먼지'를 내세워 올해 추경예산 및 내년 예산 규모 확대라는 재정확대에만 매달려 있다. 하지만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시급한 일은 경제성장률을 결정하는 지출요인 및 그 지출 요인과 연계된 경제활동의 통계 자료를 분석하여 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시장의 성과로 나타난 통계를 기반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시장경제 기반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고 시장과 시장 참여자들에게서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경제성장률은 전년보다 하락한 2.7%였지만, 이러한 성장률을 떠 받쳤던 지출항목별 및 경제활동별 성장률을 보면 올해 및 내년 저성장 경제를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어떤 것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인가가 명확해진다.
2018년 지출항목에 따르면 정부지출, 수출, 민간소비는 각각 5.6%, 4.0%, 2.8% 증가하였지만 건설투자 및 설비투자는 각각 4.0%, 1.7% 감소하였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 서비스업이 각각 3.6%, 2.8% 증가하였지만 건설업은 4.2% 감소하였다.이를 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끌어 올리기위해 정부지출이 가장 큰 역할을 했고, 그 다음은 수출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수출은 제조업이 주도하므로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에서도 제조업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하여 올 3월까지 연속 감소한 점, 특히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우려할 부분이다. 그나마 무역수지가 48개월째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것은 수출이 늘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수입이 감소한 덕택이다. 수출 감소로 제조업 고용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월 전년 동월대비 고용은 전형적인 비교역재 산업이면서 정부지출로 고용이 증가할 수 있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만 23만7000명이 증가했을 뿐 제조업, 도소매 및 금융·보험에서 각각 15만1000명, 6만명, 3만8000명이나 감소했다.
경제성장률 하락을 저지하려면 정부는 지난해보다 제조업의 성장 기여율을 높이기 위해 침체된 설비투자 및 수출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하고, 반도체에 과도하게 의존되어 있는 수출구조도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성과는 고용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는 이루어질 수 없고, 오로지 민간 경제활동을 통해서만 실현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는 제조업에서 왜 수출과 고용이 감소하고 있는지,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등 수출일선에 선 제조업의 기업가들 및 경영자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규제완화 및 혁신성장을 추진해야 기업가들도 힘을 얻고 경제활력을 살리기 위한 변화를 추진해 나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제혁신 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나 주 52시간의 엄격한 실행이 문제라면 이러한 애로점을 유연하게 수용하려는 정책의 전환이야말로 좋은 정책이다. 이것은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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