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5G 개막, 콘텐츠 경쟁 이제부터다

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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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0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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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5G 개막, 콘텐츠 경쟁 이제부터다
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인터넷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를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인 OTT(Over The Top)가 미디어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5G 시대가 개막함에 따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현재 OTT 시장의 선두는 1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넷플릭스다. 그 뒤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입자 9000만명)와 훌루(유료가입자 3000만명)가 추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업체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OT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타임워너와의 합병을 확정한 AT&T는 뉴스채널(CNN), 드라마(HBO), 영화사(워너브라더스)를 보유한 미디어 그룹으로 변신하면서 올해 하반기에 OTT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코드커팅'(저렴한 OTT 서비스 때문에 케이블TV 가입을 해제하는 현상)의 가장 큰 피해자인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는 2013년에 인수를 완료한 NBC 유니버설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2020년에 OTT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월트디즈니와 애플도 OTT 시장진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해 '20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영화시장 점유율을 35%로 끌어올린 월트디즈니는 올해 말 '디즈니 플러스'라는 OTT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20세기 폭스 인수로 훌루의 지분을 60%로 늘린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제공해 오던 콘텐츠를 올해 8월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애플도 '애플TV 플러스'라고 불리는 OTT 서비스를 선보였다. 애플이 OTT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의 애플TV에 콘텐츠를 제공하던 넷플릭스는 애플과 결별했다.

OTT 시장에 다수의 통신(AT&T, 컴캐스트), 미디어(디즈니, 훌루), IT기업(아마존, 애플)들이 진입하면서 앞으로 OTT 시장의 성패는 독자적인 콘텐츠 확보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의 54%가 OTT 사업자의 자체 제작 콘텐츠를 서비스 선택 이유로 뽑고 있다. 지난 한해 넷플릭스가 총 120억 달러(약13조6000억원)를 들여 700여편 이상의 독자적인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한 배경이다. OTT 시장에 새로이 도전하는 기업들도 콘텐츠 제작을 위해 수십억 달러의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다. 미디어 산업 생태계 경쟁의 축이 플랫폼에서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2016년 한국에 상륙한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지렛대로 삼아 국내에서 빠르게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 2월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는 240만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1년 전(48만명)에 비해 5배 늘어난 수치다. 넷플릭스의 '폭풍성장'에는 독점 콘텐츠인 '킹덤'이 큰 역할을 했다. 킹덤은 넷플릭스가 회당 15억~20억원을 들여 야심차게 제작한 6부작 '조선판 좀비' 사극으로, 전세계 190개국에서 27개 언어로 동시에 공개될 만큼 호평을 받은 한국 드라마다. 국내 소비자도 좋은 콘텐츠를 따라 OTT 서비스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OTT는 국경없이 서비스된다. 지난달 SK텔레콤이 자사의 OTT 서비스인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연합OTT 플랫폼 '푹'(POOQ)을 합병한 소위 '푹수수'(푹+옥수수)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토종 OTT 서비스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야만 국내 사업자가 글로벌 OTT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다. 앞으로 국내의 통신, 미디어, IT기업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 제작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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