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금융중심지 추가로 지정
지역경제 활성화 노린다지만
혁신성장 정책 뒷걸음 불보듯
"시장주체 서울에 집중한 상황
금융허브 분산 실효성 없어"
지역경제 활성화 노린다지만
혁신성장 정책 뒷걸음 불보듯
"시장주체 서울에 집중한 상황
금융허브 분산 실효성 없어"
'제3금융허브' 논란
금융위원회가 이르면 이달 중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결과를 발표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4일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어서 정확한 일정은 알 수 없다"면서도 "이달에는 (결과가)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달 2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여부에 대해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까지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 표명이다.
다만 금융위가 어떤 결론을 내든 파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위 결정에 따라 국책은행을 유치하지 못한 지역에서의 불만이 확산하고, 만약 추가 지정 없이 국책은행 본사가 지금처럼 서울에 남는다면 전북을 비롯해 부산까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비난 여론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과 중소벤처업계가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정책 사업에 대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금융 분산'이 현실화하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 정책이 조기에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융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성장하려면 자본시장에 돈이 집중되고 제때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며 "금융허브가 분산되면 미국, 중국 등 해외처럼 빠른 속도의 혁신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 자본시장 규모 자체가 매우 열악해 현재 국내 6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은 90% 이상의 자본을 해외에서 끌어왔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 관계자도 "거래소 지주회사를 설립해 부산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에는 자본시장 시스템 운영 자회사인 코스콤과 증권사들까지 내려가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며 "고객과 투자자들, 자본시장 주체들이 모두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런 방안은 현실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금융중심지 정책은 지난 2003년 국정과제로 채택됐으나 여태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09년 1월 금융중심지로 추가 지정된 부산 문현금융단지에 거래소·기술보증기금·예탁결제원·주택금융공사·자산관리공사 등 금융공기업이 '강제이전'된 게 전부다.
지난해 9월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이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를 보면 서울은 33위, 부산은 44위에 그쳤다. 중국 베이징(8위)·광저우(19위)·칭다오(31위), 일본 오사카(22위)는 물론이고, 대만 타이베이(32위)에도 못 미친다.
장범식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영국, 독일 등 금융 선진국에서도 금융허브가 2곳 이상인 국가는 찾기 힘들다"며 "금융 도시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키우기에도 역부족인 상황에서 금융자원 분산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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