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감세 정책이 지난해 재정적자 확대로 이어졌다. 특히 법인세는 2017년에 비해 지난해 31.3% 줄었다.
18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2017년(6660억 달러) 대비 17% 증가한 779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세입액이 2017년 3조3150억 달러에서 지난해 3조 3290억 달러로 단 0.4%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트럼프 정부가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하면서 법인세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미국 2017년 법인세 세입은 2970억달러에서 1년만에 204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세출은 국방부(전년 대비 +5.6%)와 국토방위부(전년 대비 +31.8%) 관련 지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1월 중)서는 감세정책의 효과가 더욱 뚜렷이 나타나 세입이 감소세(-1.7%)로 돌아섰다. 재정적자 규모는 1757억 달러에서 310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7% 확대됐다. 법인세는 이 기간 중 1년 전에 비해 20% 줄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당분간 누적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의회예산국은 2020년까지 재정적자가 매년 900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2022년에는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사상 최고 기록인 1조4127억달러를 넘어선 1조435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의 국민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올해 4%대에 진입한 후 향후 10년간 4.1~4.8%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적자 규모가 누적되면서 연방정부부채도 늘어 2020년대 후반에는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90%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보고서에서 "그간의 경기확장기와 달리 경기 호조 속에서도 재정적자가 지 속적으로 누적되고 있는 점이 향후 경기둔화 국면에서 재정 여력을 더욱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로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도 6210억 달러로 전년(5523억 달러) 대비 12.4% 증가했다. 미국과 무역갈등을 벌이고 있는 중국·EU·멕시코 등의 보복조치로 대두 수출이 40억 달러 감소하고 철강재가 8억3000만달러 감소하는 등의 영향이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