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35곳 실적 추정치 집계
상반기 영업익 25% 감소 전망
반도체·ICT 부진에 위기감 커
인건비 오르는 데 생산성 낮아
상반기 영업익 25% 감소 전망
반도체·ICT 부진에 위기감 커
인건비 오르는 데 생산성 낮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메이드 인 코리아' 제조업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경제의 유일한 성장엔진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과 정유·화학 등 주력 제품들도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면서다.
17일 디지털타임스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3곳 이상의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있는 삼성전자 등 코스피 상장사 135곳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집계한 결과, 총 56조7298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4.8%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 역시 42조117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28.6% 줄었다. 매출액은 단 1.3% 증가한 759조207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실적 부진으로 한국 경제 전반의 위기감은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작년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합산은 79조7304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상장사(195조2699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하지만 올 상반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보다 45.3% 급감한 16조6837억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 역시 전년보다 58.7% 줄어든 4조10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반도체를 뺀 나머지 ICT 수출액이 2013년 이후 5년 간 계속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철강과, 에너지, 석유화학 등 주력 업종의 실적도 예년 수준에 머물거나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경우 작년보다는 소폭 회복하지만, 최근 몇년간 이어진 내림세를 만회하긴 역부족인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9개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4조75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2년(2016~2018년) 간 전체 코스피 상장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거의 반토막(-47.2%) 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반등을 판단하긴 이르다.
전문가들은 주력산업의 구조 전환이라는 기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요 선진국들의 제조업 부가가치율은 35%를 상회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30%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전체 제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도 지난 20여년간 3%대에 머물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인력수급 애로, 낮은 생산성 탓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시장 실패에만 개입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 기업들이 투자를 회피하거나 주저하는 리스크가 큰 기술과 프로젝트에 선제적 투자를 해 미래 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일·김민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