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소득양극화 해법, 제조업 고용에서 찾아야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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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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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소득양극화 해법, 제조업 고용에서 찾아야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민감하게 논의되어온 이슈 중 하나다. 이는 근로자들의 소득 변화나 자영업자 및 기업의 비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경제적 사안이다. 동시에 우리가 얼마나 고루 잘사는 안정된 사회로 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정치적·사회적 지표가 될 수 있기에 그만큼 갑론을박도 치열하다. 하지만 이러한 민감한 이슈일수록 이념이나 주관에 의한 판단보다 국제기구 및 학계에서 합의하고 있는 분석 방법과 통계를 기반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소득 양극화를 분석하기 위해 학자들은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를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소득불평등도는 소득이 분위별로 균형되게 분포되어 있는가에 대한 정보이고, 소득양극화는 기존의 중산층이 소득 상위계층과 하위계층의 양극단으로 이동했을 때의 현상이다. 소득양극화는 분위별 가계소득의 소득 원천별 변화를 분석하고 각 분위별 소득 증가율과 경제성장율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각 분위별 소득증가율이 적어도 경제성장률 만큼은 나와야 소득양극화 현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최하 소득계층인 1분위와 최상 5분위의 소득증가율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율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를 비교해보면 소득양극화의 정도를 측정해볼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이용해 소득양극화를 분석해 보면, 최하소득 1분위의 소득은 전년 동기대비 17.7%,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36.8%, 8.6% 감소했고, 이전소득과 재산소득은 각각 11%, 16.3% 증가하였다. 이는 근로소득 감소액보다 더 많은 이전소득을 정부가 보전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전체 소득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최상소득 5분위의 소득은 전년 동기대비 10.4%,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14.2%, 1.2% 증가했지만, 이전소득은 0.8% 증가에 그쳤고 재산소득은 20.3% 감소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통계가 경제성장률에 비추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보자. 같은 기간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2018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하였다. 하지만 위에서 보다시피 1분위 가계소득에서 근로소득은 오히려 36.8% 감소했고, 5분위 근로소득은 14.2% 증가했다. 정부가 최하 1분위에 대한 이전지출을 증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1분위 소득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더 낮다는 것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득양극화는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2015년 지니계수로 비교해 보면 한국의 소득불평등도는 OECD 국가 중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 보다 낮다. 그러나 이후 소득불평등도가 증가하면서 소득양극화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소득양극화를 완화하려면 중산층에서 최하소득 1분위로 떨어진 가구를 중산층으로 복원시키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한 정책의 핵심은 경제성장을 통한 고용창출이 소득증대로 이어져 중산층이 복원되도록 하는 것이다.

2019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은 2.6%로 경제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그린 북(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소비는 비교적 건실하지만 투자와 수출은 조정을 받고 있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반도체 업황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월 고용에서 서비스 취업자는 증가했지만 제조업에서 고용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러한 경제 상황에서 양극화가 더 심화되지 않도록 정책 당국은 통계지표에 나타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의 감소원인을 파악해 이를 증가시킬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서비스 보다 높은 임금을 지불하는 제조업에서 고용이 더 많이 창출될 수 있는 성장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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