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칼럼] 트럼프만 좋은 일 시킬 2차 美北회담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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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칼럼] 트럼프만 좋은 일 시킬 2차 美北회담
박영서 논설위원

2차 미북 정상회담이 2월 말쯤 개최된다. 지난 1차 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렸지만 이후 북한 비핵화는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별다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두 번째 정상회담이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2차 회담은 지난 1차 회담과 달리 '긴급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1일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그 후 2주도 채 안돼 1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번에는 좀 다르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1월 18일 백악관을 찾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고 개최 시기를 2월 말로 합의했다. 2차 정상회담이 긴급했다면 시기는 1월 말 내지 2월 초가 됐을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추진방식이나 미국 측의 대가조치를 둘러싼 의견차가 충분히 좁혀지지 않아 구체적 일정이나 장소의 최종 결정이 보류됐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우선 순위는 미북 정상회담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대선 당시 내걸었던 '가장 큰 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둘러싼 갈등, 연방정부 셧다운 파문, 러시아 스캔들 등 여러 난제에 휘말려 있다. 러시아 의혹 수사팀을 이끄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보고서는 이르면 2월에 나올 예정이다. 대통령 입장에선 이런 문제들은 자신의 명예 및 행정능력 검증 등과 직결되어 있어 당연히 최우선시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이번 2차 정상회담 일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만약 국경장벽 건설 예산 및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2월 말까지 계속됐다면 두 번째 정상회담은 그 후로 연기됐을 지도 모른다. '2월 말'이란 애매한 표현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분명히 첫 번째 정상회담은 역사적인 회담이었다. 그러나 '정치 쇼'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두 번째 회담은 구체적인 성과 위주가 될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에는 실무진 차원의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 재회담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나머지 약 1개월 간의 실무협의가 성과를 거둬야 한다. 만일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핵 폐기 일정표' 등 구체적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나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공격의 재료'를 주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2차 정상회담은 자칫하면 재선 가도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구체적 성과가 나온다면 그의 지지율은 올라갈 것이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2년차 평균 지지율은 40.4%였다. 가장 높은 지지율은 1차 미북 정상회담 직후 시기의 45%였다. 그는 이런 조사 결과를 알고 있을 테고, 당연히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지지율을 높이려는 '연출'을 할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이번 2차 정상회담을 점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내용이 상당히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엄격한 제재가 지속되면 경제가 더욱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내년 미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 지금까지의 관계 개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에 몰려있다.

그러나 '완전한 비핵화'는 이번에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 제3국 및 테러리스트 등으로의 핵 확산 금지 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미 본토에 대한 직접적 위협인 ICBM을 폐기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의 안전을 지켜준' 대통령으로 각인된다. 재선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이는 '빛나는 승리'이자'확실한 성과'다. 미국과 우리(국민)의 비핵화 목표가 다르다는 점은 초기부터 우려됐던 부분이다. 그는 북핵을 적당히 묵인하면서 핵 동결 수준에서 문제를 봉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 회담이 트럼프 대통령만 기뻐하는 '애매한' 회담으로 끝날 것임을 예상할 수 밖에 없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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