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칼럼] 사회간접자본 홀대 더는 안된다

[박종구 칼럼] 사회간접자본 홀대 더는 안된다
    입력: 2018-12-20 18:11
박종구 초당대 총장
[박종구 칼럼] 사회간접자본 홀대 더는 안된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

낡은 사회간접자본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주변 온수관 파열 사고, 서울 도심의 고시원 화재참사, KT 통신구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 등 노후 시설에 따른 인적·물적 피해가 막대하다. 필요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소홀히 한 결과다.

우리나라는 60년대 이후 산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로, 철도, 항만, 고속도로 등 인프라 조성에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속철도, 부산·인천항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본 인프라를 구축했다. 전국을 촘촘히 연결하는 전력, 가스, 통신망은 한국 경제의 핵심 자산이다. 그러나 지역 이기주의와 단기 실적주의가 심화되면서 대형 국책사업 추진이 지난한 과제가 되었다. 표를 인식한 복지지출에 대한 정치권의 수요가 커지면서 인프라 신설이나 유지보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내년도 예산을 살펴보면 일자리 예산을 포함한 보건, 복지, 노동 예산이 전체 예산의 약34% 비중을 차지한다. SOC예산은 정기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8000억 원이 늘어났지만 중요성이 날로 퇴색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차원에서 안타까운 대목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6년 인프라 질 국제비교에 따르면 전체 인프라 질은 14위인 반면 항만 항공운송 전력공급의 질은 27위 21위 29위로 주요국에 비해 떨어진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기초 인프라 경쟁력 지수도 2011년 19위에서 2014년 26위 2017년 27위로 하락 추세를 보여준다. 교통혼잡비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1% 수준으로 미국의 0.8% 보다 월등히 높다. 2005~2015년 교통혼잡비용 증가율은 연평균 3.6%로 나타났다.

주요국은 사회간접자본을 성장 촉진과 경쟁력 강화의 주요 수단으로 적극 확충해 왔다.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과 양질의 인프라 덕에 세계의 공장으로 우뚝섰다. 지난 30년간 470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세계 50대 항구 중 13개가 중국에 있다. 톱 5대 항구 중 세 개가 중국에 위치한다. 매일 3000만명이 고속철을 이용한다. 작년부터 베이징-상하이 구간에 평균시속 350㎞인 최고속 고속철 푸싱(復興)을 운행한다. 일본의 신칸센, 프랑스 테제베 보다 더 빠르다. 2035년 완공을 목포로 베이징 외곽 숭안지구에 2조위안을 투입해 자율주행 자동차 전용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성장률이 둔화되자 인프라 건설을 통한 경기부양 카드를 다시 꺼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뛰어난 경제성과는 인프라의 구축 규모 및 속도 덕을 크게 보았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경제의 떠오르는 스타 인도 역시 인프라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인프라 순위는 87위로 열악한 수준이다. 인프라 건설은 제조업 육성, 외자유치와 함께 나렌드라 모디의 경제정책인 모디노믹스의 3대 키워드다. 100개 스마트 시티, 2000만 가구 서민주택 건설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고속철 건설을 위해 일본 정부로부터 2조원 규모의 50년 만기 장기 차관을 도입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은 인도의 열악한 인프라 환경이 중국과 인도의 성장률 격차를 가져왔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기간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선행투자로 G20 국가에 진입했고 1인당 GDP 3만달러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사회간접자본 홀대 현상은 중장기적 성장잠재력을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주력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기업의 해외 이전 현상은 열악한 인프라 현실과 무관치 않다. SOC 투자 감소로 건설투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3분기 건설투자가 전분기 대비 6.7% 줄었다. 이에 따라 건설 관련 일자리가 전년 대비 8만개 감소했다. 지방의 미분양 주택이 5만채에 이른다. 체육센터, 과학관 건립 등 생활형 SOC 투자를 늘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노후시설 개보수 예산 증가는 미미한 실정이다. 세계은행은 인프라 투자를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 기반 구축에 유용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SOC 투자가 저성장을 타개할 新성장전략이며 일자리 창출 전략임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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