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누가 치매에 걸리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812/2018121402102269660001[1].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누가 치매에 걸리나")
치매는 피타고라스가 기록한 문헌에 남아있으며 아마도 인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치매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알츠하이머가 가장 흔하여 전체의 60 ~ 80%를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혈관성 치매가 15% 정도이고 그 외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의 경우 뇌를 부검하면 초기 기억을 관리하는 뇌의 '해마' 부위와 동기를 유발하고 판단을 내리며 계획을 세우고 충동을 억제하는 '전전두엽' 부위가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에 의해 손상되어 있기 때문에 베타-아밀로이드를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베타-아밀로이드를 차단하여 뇌손상을 막으려는 많은 시도가 모두 실패했기 때문에 다른 원인이 더 있을 가능성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엄청난 연구와 투자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치매의 진행속도를 조금 늦추는 약과 치매와 동반된 증상을 호전시키는 약은 있어도 근본적으로 치매를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치료법은 없는 상태이다.
수면장애가 있을 경우에도 치매 발생률이 높아지며 치매의 종류 중에는 알콜성 치매도 있으므로 폭주를 피해야 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식사 양이 줄어들고 편식을 하여 영양의 불균형이 생기면 뇌세포 손상이 심해져 치매에 걸릴 수 있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1.8배나 높은 반면 부모가 알츠하이머로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치매가 발생할 확률이 미세하게 높아 유전적 요인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과 두뇌활동 모두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데, 예를 들어 목공 활동은 육체와 뇌를 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바람직하다. 그러나 화투는 속설과는 달리 처음 화투의 규칙을 배울 때 외에는 뇌를 사용하기보다는 습관적인 행동 패턴에 의존하므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성의 경우 치매 발생률이 70% 가까이 되는데 이는 호르몬의 차이와 여성의 수명이 더 길어서 노령인구가 많은 영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1년에서 1939년까지 밀워키 수녀원에서 서원식을 치른 93명의 수녀들이 쓴 자서전을 분석한 연구가 있었다. 이는 수녀들이 소득격차가 없으며 흡연, 음주, 마약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의료혜택, 주거환경, 식생활은 물론 수녀로서의 일상 생활도 비교적 동일하므로 치매에 걸린 그룹과 건강한 그룹의 차이를 확인하여 그 원인을 찾고자 한 것이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누가 치매에 걸리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812/2018121402102269660001[2].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누가 치매에 걸리나")
결과는 어휘력이 풍부하고 다양한 독서를 한 사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건강했고 학업 성적과는 무관했다. 특히 학업성적은 영어, 수학, 라틴어 등 개별 과목과도 무관한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서 많은 독서를 통해 풍부한 사고를 하는 '뇌운동'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다.
1994년에 102세의 나이로 돌아가신 메리 수녀의 경우는 긍정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부검에서 치매의 특징인 뇌수축이 매우 심했고 최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역시 심하게 손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77세까지 강의를 하였고 84세에 은퇴한 후에도 봉사활동을 하였으며 98세에 인터뷰를 했을 때도 정상적인 판단력과 또렷한 기억력(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은 그 후 조사에서 모두 사실로 확인 되었다)을 가지고 있어 아무도 치매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우리 고유 정서인 한(恨)은 외국에서는 보기 힘든 정서로 원한이나 적개심, 복수의 감정을 내부로 승화시킨 상태인데 이 과정에서 억지로 참음으로써 생기는 수치심과 모멸감이 생겨나며 분노와 적개심의 원인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게 되어 부당하게 당했다는 억울한 느낌을 갖게 된다. 한이 증가하면 치매와 함께 우울증, 피해망상, 분노 조절장애가 같이 발생하여 매우 힘든 상황을 맞게 된다. 또 경쟁심 역시 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경쟁 상대에 대한 미움이 동반되므로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많은 종교에서 강조하는 사랑과 포용의 정신은 우리 스스로의 노년 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소중한 가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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