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종 최다판매 '굳건'… 국산차는 SUV, 수입차는 휘발유차 많이 팔려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최다 판매 차종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아직 달력의 마지막 장이 남았지만, 그동안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올 한 해 국내 소비자들은 국산차에서 현대·기아차, 수입차에서는 삼각별의 메르세데스-벤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각 시장에서 이들 업체는 최다 판매 차종을 사실상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자동차 트렌드 변화도 눈에 띈다. 그동안 승용차가 주름잡았던 국산차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가 대거 인기 차종으로 부상했고, 수입차는 휘발유차 점유율이 2011년 이후 7년 만에 경유차 점유율 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워도 현대·기아차', '벤츠는 벤츠' = 국산차 5개사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 브랜드 상위 10개 차종은 모두 현대·기아차가 차지했다. 수입차에서는 벤츠가 3개 모델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5개 차종씩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현대차가 그랜저, 싼타페, 아반떼, 쏘나타, 코나를, 기아차가 카니발, 쏘렌토, 모닝, K5, K3을 상위 10개 차종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을 통해 일부에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막대한 판매망과 서비스센터를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 소비자의 선택지는 현대·기아차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벤츠는 E클래스를 앞세워 1, 2, 5위를 기록했다. 한 개의 브랜드가 2개 이상 차종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벤츠가 유일했다. 벤츠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브랜드였던 BMW가 주행 중 잇단 화재 사고에 휘말리며 추락했고, 이는 벤츠를 구매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국산차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현대차 그랜저, 수입차에서는 벤츠 E300 4매틱이 가장 많이 팔렸다. 그랜저의 경우 11월까지 10만2682대가 팔려 2위 싼타페(9만8559대)와 4000여 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변수가 많은 연말이기는 하지만, 지난달 그랜저가 월별 판매 1만대를 회복하면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순위 변동은 없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벤츠 E300 4매틱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를 바짝 쫓고 있는 차종은 E300이다. 수입차협회가 세부 차종별로 차량 판매 집계를 하기 때문에 나뉘어 있을 뿐 단일 차종으로 따지면 E300의 순위는 더욱 확고해진다.
◇국산차는 SUV, 수입차는 휘발유차가 '대세' = 지난달까지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 10개 중 SUV는 4종에 달한다. 현대차 싼타페와 코나, 기아차 카니발과 쏘렌토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중 싼타페는 지난 10월까지 선두 그랜저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지만, 그랜저의 뒷심에 경쟁에서 멀어진 모양새다. 다만 SUV 사상 첫 '내수 10만대 클럽' 가입은 확실시되고 있다. 작년 출시한 현대차의 첫 소형 SUV 코나가 곧바로 최다 판매 차종에 이름을 올린 점 역시 SUV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한다.
수입차 업계에선 차량 연료 변화가 눈에 띈다. 11월까지 국내서 팔린 수입차는 모두 24만255대인데, 휘발유차가 47.6%(11만4421대)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휘발유차 점유율이 경유차를 넘어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만 해도 수입차의 휘발유차 점유율은 전체에서 61.10%에 달했지만, 2012년 44.20%로 절반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2013년(34.17%)을 거쳐 2014년(28.20%)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이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불거진 2015년(26.95%)부터 반등을 시작해 2016년(33.86%)과 2017년(42.93%)까지 증가세를 이어왔다. 각국의 경유차 규제 강화 움직임에 수입차 업계가 경유차 제품군에 소극적이었던 데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냉랭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친환경차의 점유율은 수입차 성장세와 달리 저조한 편이다. 아직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10%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전기차 비중은 0%에 불과하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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