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산초 비대위와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강동구 의회는 지난 13일 시작된 둔촌주공 아파트 석면 해체 공사를 앞두고 지난달 18일 학부모 감시단 인원을 갑자기 줄였고 강동구청은 석면 공사 기간을 비대위가 요구한 6개월이 아닌 3개월로 잡았다.
둔촌주공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5930가구에서 1만2000여 가구로 탈바꿈한다. 그만큼 석면량도 많은데 해체해야 할 석면량이 17만7000㎡로 축구경기장 70개 수준이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발표한 1급 발암물질이라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 71명으로 꾸려진 감시단은 구청으로부터 8시간씩 석면 관련 교육을 받으며 석면 해체 공사 참여를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강동구의회가 돌연 석면 감시단 인원을 30명으로 절반 이상 줄이는 '서울특별시 강동구 석면안전 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켰고 같은 달 31일 곧바로 발효됐다. 이 때문에 석면 해체 과정에 71명이 아닌 30명의 학부모만 제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비대위는 둔촌주공 재건축이 국내 최대규모인 만큼 석면 해체공사도 최소 6개월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공사는 지난 13일부터 내년 2월 중순까지 3개월간 진행되는 것으로 정해졌다.
비대위는 석면 철거 공사가 부실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비대위는 지난 15일 석면 보양(석면 철거 전에 석면이 있지 않은 벽·바닥·천장 등을 비닐로 싸는 작업) 확인 상태 첫날 2개동에서 석면 지도에 없는 석면 장판을 발견했다. 이튿날인 16일도 또 다른 동의 집 1곳에서 지도에 없는 석면 장판을 확인했다. 97.24%의 남은 건물을 신뢰할 수 없는 조사결과로 확인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비대위는 지난 19일 관련 기자회견 후 이정훈 강동구청장을 만났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듣지 못했으며 이날 오전 예정됐던 둔촌주공 시공사(현대건설 컨소시엄), 조합 등과의 만남에서는 아예 사안 논의도 하지 못했다. 시공사나 조합이 석면 문제에 대한 어떠한 대안 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효진 한산초 비대위원장은 "아직 구청이나 시공사 등으로부터 제대로 된 대안을 듣지 못했다"면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청와대 청원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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