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 공학과 교수
![[포럼] 제자리 걸음 하는 에너지기본계획](http://contents.dt.co.kr/images/201811/2018112002102269640001[1].jpg "[포럼] 제자리 걸음 하는 에너지기본계획")
한국이 에너지를 전력의 형태로 사용되는 비율은 약 25% 정도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발전량 기준으로 25%를 재생에너지가 담당하게 되면 이는 전체 에너지의 6% 내외에 해당되고 만약 40%를 담당하게 되면 전체 에너지의 10%를 차지하게 된다. 즉, 2040년에 정부의 목표 달성이 이루어지면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에너지원의 6~10% 가 된다는 것이다. 이 숫자는 10년 전 1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제시되었던 2030년 신재생에너지 목표치 11%대와 흡사한 숫자이다. 결국 그동안 10년이 흘렀지만 목표달성만 10년 뒤로 미뤄진 것으로 보이며 정부의 계획은 계획으로 끝난 것을 반증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의 미비와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이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5년 후에 다시 비슷한 목표 값을 갖고 제 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에너지자원이 빈약하고 국토면적도 협소한 한국의 현실을 고려하면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신재생에너지원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치밀하고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말 기준으로 국내의 일차 에너지원 구성을 살펴보면 석유가 44%, 유연탄 29%, 천연가스(LNG) 14%, 원자력 11%, 그리고 신재생 1.2% 순이다. 에너지원 중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87% 이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전력의 경우에는 석탄이 46%, 원자력 26%, 천연가스 21%, 신재생 3%, 석유 2% 순이며 전체 발전량의 93% 이상이 화석연료와 원자력으로부터 공급되고 있으며 특히, 정부에서 미세먼지와 안전성 문제를 고려해서 멀리하려는 에너지원인 석탄과 원자력이 72%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1차 에너지원 중 75%는 주로 수송, 산업, 가정에서 직접 연료로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25% 내외만 2차 에너지원인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부터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에너지원의 25%만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며 전력 생산의 50%를 재생에너지에서 공급한다면 전체 에너지원의 약 12%를 담당하게 된다. 미세먼지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추진하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도 우리의 에너지믹스 현실을 고려하여 신중하고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전력 생산의 절반 가까이 당당하고 있는 화력 발전의 경우엔 기존의 낡은 화력발전은 미세 먼지 저감장치 등 다양한 친환경 설비를 갖추도록 의무화하고 전력의 1/4을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의 경우에는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지진을 대비한 충분한 내진 설계와 폐기물 처리를 위한 충분한 대안을 마련하면 미세먼지 없이 안전하게 전력을 생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에너지자원빈국인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에너지에 대안은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다른 화석연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천연가스(LNG)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또한 1차 에너지원의 구성을 분석하고 전력원구성에만 집중된 에너지전환 정책을 75%에 해당되는 전력 이외의 분야에 대한 에너지 대책을 포함하여 에너지 사용자가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을 사용하도록 유인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에너지 전환에는 경제적인 대가가 필요하고 또한 불편함을 감수해야 된다는 국민적 인식이 뒤 따라야 하며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계획한 에너지전환 정책이 성공하려면 조급함을 버리고 현실적인 목표 설정과 불확실한 외부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환경과 안전 비용이 반영된 합리적인 발전단가를 적용하여 에너지 사용자들이 더 이상 값싼 에너지가 아닌 소중한 에너지로 인식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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