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의 본고장. 바이올린, 첼로 등 40여점 전시
이태리 크레모나 바이올린 제작가 컨소시엄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디'와 송우무역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태리 크레모나 현대악기 전시회'가 대구 동서음악사홀과 서울 송우무역 전시홀에서 지난 11일까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태리 크레모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악기 제작 장인 24명이 제작한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활 등 40여점이 전시됐다.
2009년 서울에서의 첫 전시 이후 매년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현악기 제작의 본고장인 이태리 크레모나에서 현대 현악기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1996년 창립된 크레모나 바이올린 제작자 컨소시움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와 송우무역이 함께 마련한 행사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크레모나 현악기 제작가인 베네딕트 프리드먼과 파스쿠알레 사돈이 직접 방한하여 크레모나 현대악기에 대한 상담도 진행해 전시회를 찾은 많은 사람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베네딕트 프리드먼은 "한국 음악가들의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며 "현악기의 본고장인 크레모나에서 만든 현대 현악기가 한국 음악가들의 훌륭한 연주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바이올린 전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조준휘 학생은 "말로만 듣던 크레모나 현악기를 직접 만져보고 연주도 해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악기마다 다른 음색과 느낌이 나서 놀랐다."고 전했다. 11일 서울 전시장을 찾은 바이올리니스트 이상희(상명대학교 음대 강사)는 "크레모나 현악기는 클래식 음악의 발전에 매우 큰 공헌을 했다."며 "연주자의 실력 못지 않게 악기의 완성도와 풍부한 음색 또한 완벽한 음악을 완성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의 한국측 대표를 맞은 송우무역 송진호대표는 원래 클래식 음악과는 거리가 멀었던 대한민국 1세대 비료 사업가 출신이다. 클래식 음악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그는 한국 클래식 연주자들의 높은 수준 만큼이나 좋은 악기를 많은 연주자들과 학생들이 접하기를 바랐다. 좋은 악기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수리하는지에 흥미를 가지게 된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이런 과정에서 해외 바이올린 제작사와 클래식 연주자, 현악기 제작 학교의 교장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결국 현악기 유통과 영국에서 발간하는 클래식 잡지인 '스트라드'의 한국 유통을 책임지게 됐다. 송진호대표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악기관련 사업을 하게 됐다."면서 "내 나이가 지금 80인데 아직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배우니 진도가 안나가요. 음악은 참 좋은 거예요. 마음과 정신을 풍요롭게 합니다."라고 말했다. 송우무역 서미란이사는 "전시회에 참여하는 음악인과 학생들이 매년 늘고 있어요. 크레모나에서 제작하는 좋은 악기를 많은 분들께 소개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비올리스트 최은식(서울대학교 교수) 등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도 전시장을 찾았다.
이태리 크레모나 지역은 서양 현악기 제작의 본고장이다. 16세기 바이올린 제작가 아마티로부터 과르네리, 루제리, 스트라디바리 등 전설적인 명기를 제작한 명장들의 고장으로 전통 제작 기법으로 300년 동안 수많은 악기를 제작하며 전통을 이어 가고 있다. 현재 크레모나에는 150여개가 넘는 전문 제작 공방과 악기 제작 학교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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