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태스크포스 가동 첫 회의
회계처리 지침 혼선 방지 예방
회계처리 지침 혼선 방지 예방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이달 초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바이오협회, 회계법인 4곳, 바이오 기업 10곳,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로 구성된 TF를 꾸려 첫 회의를 개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신약은 임상 3상 개시 승인 시점부터, 바이오시밀러(복제약)는 임상 1상 개시 승인 때부터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하지만 현재 기업마다 R&D(연구개발) 비용처리와 관련한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특히 감리를 진행해야하는 회계법인과 바이오 기업 간 견해 차가 커 해당 지침을 적용하는 과정에 혼선이 예고되고 있다.
바이오 기업들은 신약 개발 시, 임상 3상 개시 이후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자동적으로 자산으로 처리해줘야 한다는 반응이다. 반면 회계법인들은 임상 3상을 개시한 이후라도, 기술실현 가능성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가 불충분하면 자산으로 처리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TF회의에 참석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임상 3상을 개시했다는 것 자체가 기술실현가능성을 입증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임상 3상 개시 이후부터는 증빙자료가 좀 부족하더라도 연구개발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TF 회의에서는 초기 단계의 임상을 진행 중인 코스닥 상장 바이오벤처들이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할 경우, 영업손실이 증가해 상장사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로 인해 바이오벤처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하기보다,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는 '주객전도' 현상이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TF 관계자는 "바이오 벤처들은 임상 3상 이후 단계가 아닌, 초기 임상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며 "지침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면, 상장 벤처들의 경우 지속적인 영업손실 발생으로 상장유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연구개발을 이어가야 하는 비상장 벤처들의 경우,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결국 재무개선을 위해, 주력 분야인 연구개발 분야가 아니라 매출을 빨리 올려줄 사업부문에 투자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TF에서 나온 의견은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가 금융당국에 전달하기로 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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