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지상파 방송사가 살아 남으려면

[포럼] 지상파 방송사가 살아 남으려면
    입력: 2018-11-08 18:02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포럼] 지상파 방송사가 살아 남으려면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지상파 방송사들은 올해 최악의 실적을 낼 것 같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나온 얘기로는 KBS의 경우 올해 예상되는 적자가 1000여 억원에 이르고, 올 상반기 536억원의 적자를 낸 MBC 역시 일부에선 1700여 억원 적자를 예상한다. KBS의 내부 조직구조나 경영상황을 보면 이런 적자가 당연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직접 제작비 감소와 디지털과 모바일 환경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수입과 시청률이 계속 하락하는 등 변화된 방송환경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주원인이다. 이런 가운데 고액연봉자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현재 KBS 전체 직원 4596명 가운데 60%인 2759명이 억대 연봉을 받는데, 이런 기형적 고비용 구조를 갖고 있는 방송사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영국의 대표적 공영방송인 BBC의 경우 적자에 허덕이던 2000년대 초반 방만한 조직을 일신하기 위해 구성원의 25% 정도를 구조조정하고, 그 대신 새로운 방송환경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300여명 수준의 디지털 인력을 1395명으로 늘림으로써 현재의 방송위기를 잘 대처해 오고 있다. 그러나 KBS나 MBC는 방만한 조직을 일신하고 경쟁력 강화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1년이 넘도록 내부갈등속에 여전히 적폐청산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 방송사는 국민과 시청자들의 관심으로부터 점점 외면당하고 있다. 주요 뉴스를 포함하여 전체 프로그램의 시청률 하락이 이를 증명해 준다. 2000년도 지상파채널 시청률은 62.23%였으나, 매년 감소 추세가 이어져 2018년 8월 현재 33.41%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불과 5년전만 하더라도 30%를 웃돌던 KBS 9시뉴스의 올해 상반기 시청률은 13%대를 기록했고, MBC는 겨우 3%대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이후 JTBC는 신뢰도 부문에서 43.9%를 얻어 14%를 기록한 KBS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지상파에 편성되면 기본적인 시청률은 보장된다던 드라마도 1~2%대가 수두룩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젠 외주 드라마 제작사들이 tvN과 JTBC에 먼저 가고 마지막으로 지상파 방송사로 간다는 말이 더 이상 새롭지도 않은 상황이 되어 버렸다.

수신료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도 갈수록 커지면서 수신료 환불 민원이 2015년 1만6238건에서 올해 9월 말 2만6000건에 육박했다. 향후 수신료 폐지 운동을 넘어 지상파 무용론이 등장할 수도 있는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인데도 우리나라 지상파TV는 한가롭게 중간광고 허용이나 요구를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답답한 현실인식이다.

사실 방송산업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기에 해외의 주요 방송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미래를 대비해 왔다. 앞서 언급한 BBC는 최근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콘텐츠를 제작하기 까지 한다. 지상파를 포함한 미국의 방송사들은 기업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디어 빅뱅을 이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영향을 받은 국내 주요 케이블TV 사업자(MSO)들과 통신사들 역시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높이려고 한다.

이젠 KBS도 KT와의 합병 같은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지상파에게는 소유규제 문제등이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고, 민영화되어 있는 KT와의 합병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은 잘 안다. 그렇지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와 자기희생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국민들은 KBS를 포함한 지상파방송에게 신뢰를 보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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