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공무원인재개발원장 “사회 마하속도로 변하는데…”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4차산업혁명시대, 공무원 뒤처져
정부는 기업 밀착 지원 역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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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공무원인재개발원장 “사회 마하속도로 변하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무원은 프로액티브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들이 변할 수 있도록 인사이트와 감성을 불어넣겠다."

고졸 연구보조원에서 삼성전자 첫 고졸 상무에 오른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사진)은 지난 5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 중 수차례 '인사이트'와 '에너지'를 강조했다.

어떤 집단보다 능력 있는 공무원들이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에너지로 무장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전남 화순 출신으로 광주여상을 졸업한 그는 1985년 삼성전자 반도체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입사, 2014년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여성 임원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의 이력을 눈여겨본 더불어민주당이 2016년 1월 외부 인사로 영입해 20대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는 등 정계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지난 8월말에는 공무원 교육기관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 취임한 후 기관의 미션과 일하는 방식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그는 "사회와 시장은 마하의 속도로 변하는데 공무원 교육체계는 그동안 변화가 없었다"면서 "미래를 내다본 교육의 틀을 만들고 실질적 성과가 나오도록 내실을 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 조직은 국가의 대표적인 브레인들이 모여 있는데, 각 구성원들이 가진 실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게 양 원장의 진단이다. 민간기업에서는 미션과 전략을 먼저 정한 후 조직을 구축하고 그에 맞춰 리더를 뽑는데 공무원의 리더십 교육과 인재활용은 아직 체계화되지 못했다는 것이 양 원장의 진단이다. 그렇다 보니 정부 비전과 국정철학을 실현하는 데 적합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 원장은 "리더십 파이프라인 속에서 인재를 관리하고 개인적 평판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를 활용해 인재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그런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선진국 공무원들은 무엇을 하는가를 중시하는데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내가 어디에 있느냐, 내 자리가 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공무원들이 일의 가치를 새롭게 찾고 인사이트를 얻도록 변화의 에너지를 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투명한 물이 담긴 비이커 속에 파란 잉크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비이커 속이 푸른 물로 바뀌듯이 전체를 변화시키겠다는 것.

양 원장은 "초격차 기술과 범접할 수 없는 리더에는 그만의 DNA가 있는 만큼 그 경험을 이곳에 전달하고 싶다"면서 "기업이 혁신을 통해 생존한다면 공무원은 봉사정신과 희생정신, 사회적 감수성이라는 남다른 DNA가 필요한 만큼 그에 맞는 리더십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 원장은 요즘 기관장과 장·차관 등 최고위 공무원에 대한 교육체계를 새로 설계하고 있다. 그는 "기관장으로 와 보니 내가 받을 수 있는 교육이 없을 뿐더러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공무원 조직을 이끄는 장·차관을 위한 교육과정도 전혀 없었다"면서 "정책과 철학을 나누는 장이 없다 보니 부처간 협업이 안 되고 같은 정책 키워드에 대해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최고위 공무원들을 위한 교육과정도 연구용역을 통해 디자인하고 있다. 예산을 확보해서 내년부터 시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정부에서 필요한 리더십을 규정하고 그에 맞게 공무원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방안을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 내년도 기관 설립 70주년을 앞두고 만든 미래 교육대계인 그랜드 디자인도 내실 있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민간과의 교류를 늘리고 국제사회에의 기여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공무원 교육체계를 벤치마킹하려는 수요가 많은 만큼 다양한 공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 원장은 "내부에서 예산과 실행력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있지만 예산기관 등에 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아니라 해줄 수밖에 없도록 만들자고 직원들에게 말한다"면서 "틀에 짜인 생각만 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들이 자부심을 갖고 우리와 방향을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꿈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지금 자리에서의 성과와 레코드가 다음 스테이지를 정한다고 생각한다. 프로 스포츠 선수가 전적으로 평가받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양 원장은 "삼성에서 입증한 역량을 정치계가 필요로 해서 정치에 입문했고, 떨어질 줄 알고 총선에 도전했다"면서 "이곳에서 만들어내는 레코드가 다음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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