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21 공급 대책에서 신규 택지 물량이 서울보다는 경기도에 대부분 집중된 것을 두고 반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 주택 부족으로 과열된 집값인데 서울에는 전체 공급 물량의 30% 수준인 1만 가구만 공급하고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에 약 2만5000가구를 집중 공급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경기도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고 교통 여건 등이 서울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서울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정부가 공급을 강행하자 실효성 논란은 물론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는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고 있다. 27일 한국감정원의 주택종합 수급동향지수를 살펴보면 올해 8월 말 기준 98.0으로 기준선인 100에 못 미치고 있다. 서울은 102.8이다.
매수우위지수는 서울과 격차가 상당하다. 지난 17일 기준 매수우위지수가 75.2로 서울(123.1)보다 47.9나 낮다. 경기도는 2006년 이후 현재까지 매수우위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년간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향후 2년간 입주 물량이 30만 가구를 넘어서 집값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경기도 집값 상승률은 올해 1∼8월 기준 0.7% 수준으로 4.1%가 넘는 서울과 차이가 상당하다.
공급을 수요가 충족하지 못해 미분양 물량도 많다. 국토교통부의 8월 미분양 현황을 살펴보면 경기도의 미분양 물량은 7287호로 수도권 전체 8534호의 85%를 차지한다. 서울은 미분양 물량이 39호에 불과하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경기도는 1917호에 달하지만 서울은 20호에 그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공급 물량과 비례하는 교통 호재가 잇따라야만 수요가 충족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에 3기 신도시를 만든다고는 하지만, 도심에서 30㎞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교통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설사 성공적으로 신도시가 조성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생각하는 집값 안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부지가 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말도 안 되는 지역이 선정되면 그 지역에 돈이 풀려 집값만 불안해지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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