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 등 'G2'에서의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은 미국의 '관세폭탄' 우려에 직접 읍소하고 있고 중국에선 상용차와 미래차 등 틈새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양국의 '무역전쟁'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가운데에 끼여 난처한 처지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일 쑨즈강 중국 구이저우성 서기와 대표단이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 방문해 그룹 중국사업과 연구소 담당 임원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고 20일 밝혔다.
중국 정부는 빅데이터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육성하는 중으로, 구이저우성 구이안신구를 중국 국가 빅데이터 종합시범구로 선정하고 각종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말 구이저우성 정부와 빅데이터 센터 설립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작년 9월 정식 개소했다. 올해 초부터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구이저우성은 현대차의 빅데이터 사업 거점 지역"이라며 "이번 쑨즈강 서기 방문을 통해 다양한 신규 사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 강화해 급변하는 중국 미래 자동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중국 대표단 방문단 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 조치에 따른 판매 부진에 따른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3일 현대차는 중국 쓰촨성 국유기업인 쓰촨성에너지투자그룹과 전략합작협의서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새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중국 상용차 생산·판매법인인 쓰촨현대를 대표적 상용차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쓰촨성에너지투자그룹은 기존 쓰촨현대 합작사였던 난쥔자동차 지분(50%)을 인수하고 현대차와 함께 증자에 참여한다. 2012년 설립된 쓰촨현대는 지난해부터 현지 판매 부진으로 자본잠식에 빠질 만큼 경영 상황이 악화돼 있다.
미국에서는 정의선 총괄 수석 부회장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미국으로 출국해 18∼19일(현지시간)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조니 아이잭슨 조지아주 상원의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잇달아 면담했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한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최대 25%) 움직임에 대한 국내 자동차업계의 의견을 전달했다.
정 부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현대차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첫 대외 일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는 지난주 금요일 9년 만에 승진 인사에 포함된 지 이틀 만에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만큼 미국에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김양혁기자 mj@dt.co.kr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9일 쑨즈강 중국 구이저우성 서기와 대표단이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 방문해 그룹 중국사업과 연구소 담당 임원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고 20일 밝혔다. 쑨즈강 구이저우성 서기(왼쪽부터)와 권문식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