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사법농단만큼 위험한 한은농단

[현장리포트] 사법농단만큼 위험한 한은농단
조은애 기자   eunae@dt.co.kr |   입력: 2018-09-16 18:07
조은애 금융정책부 기자
[현장리포트] 사법농단만큼 위험한 한은농단
조은애 금융정책부 기자

국고채 금리가 이틀 연속 급등했다. 지난 14일 서울 채권 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9bp(1bp=0.01%포인트) 올랐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7bp 오른 2.309%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가 2.30%에 오른 것은 지난달 31일이후 보름만이다.

모두 이낙연 국무총리의 "기준금리 올릴 때가 됐다"라는 발언 탓이다. 집값 급등의 탓을 시중금리가 낮아 대출이 급증하는 데 돌린 발언이다. 마치 "정부 기관 모두가 나서 집값 안정에 나선 판인데 한국은행은 뭘하냐?"는 질책으로 들린다.

사실 한은도 정부 기관이 맞다. 또 시중 금리가 낮아 대출이 쉬워진 것도 맞다. 그러나 한은 기준 금리의 역할은 그 뿐이 아니다. 그보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하다.

당장 금리가 오르거나 내려 시중 유동성이 줄거나 늘어나면, 경제 주체 각 부분에 직간접의 크고 작은 영향이 미친다. 당장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이 줄기야 하겠지만, 1500조원에 달하는 우리 가계 부채는 어쩔 것인가? 최근 악화일로인 고용지표는 또 어쩔 것인가?

기준금리가 현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기준금리의 결정 역시 다양하고 복잡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야만 한다. 이게 바로 각국이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을 독립적으로 운용하도록 하는 이유다.

또 소위 '고용참사'라 불리는 현 경제 상황 속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시기를 놓쳤다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총리의 발언에 당장 한은은 물론 경제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지난 14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은법에 의해 중립적,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된다"며 "주택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수급불균형, 특정지역 개발 계획에 따른 기대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일침했다.

최근 우리 언론의 다른 지면을 들썩이게 한 사건이 있다. '사법농단 사건'이다. 당시 박근혜 시절 청와대는 KTX 해고 승무원 재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등을 두고 사법부와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독립성을 잃은 사법부는 국민들의 비난 대상이 됐고 이에 법 시스템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사실이 복잡해 보이지만 사건의 핵심은 간단하다. 정치적으로 독립돼야 할 대법원이 그렇지 못해 생긴 일이다.

한은은 독립적인 공공기관이다. 설립의 근거도 정부조직법이 아닌 한국은행법이라는 특별법에 의거한다. 사법 독립만큼 한은 독립도 중요한 것이다.

조은애기자 eu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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