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집값 잡는다며… 1주택자 손발까지 묶은 정부

주택 소유자는 투기꾼 규정한 셈
청약·대출 규제에 보유세로 압박
주택 수요 불균형 등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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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집값 잡는다며… 1주택자 손발까지 묶은 정부
정부가 1주택자의 발을 꽁꽁 묶었다. 청약조정지역에서 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청약 당첨 기회도 무주택자 위주로 확대해 기회를 박탈시켰다. 양도세 때문에 집을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1주택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뼈 빠지게 일해 집 한 채 장만하고 이제 은퇴해서 편하게 살려고 했더니, 마치 도둑질해서 집 장만한 것처럼 세금폭탄 때리고, 은퇴해서 세금 낼 능력 없으면 빨리 팔고 이사 가라? 이게 니들(정부)이 말하는 정의냐"(누리꾼 A씨)"1주택자도 평수 넓혀 새집으로 이사 가고 싶은 건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당연한 거 아닌가. 담보대출 틀어막고 청약 당첨 기회 박탈하면 새집으로 이사 가지 말란 소리인가? 양도세 때문에 팔지도 못하는데 보유세를 2∼3배 늘리면 가만히 앉아 세금폭탄 맞고 죽으란 건가"(누리꾼 B씨)

9.13대책에 1주택자들이 뿔났다. 정부가 서울 등 집값 상승지역에 사는 1주택자들의 중대형 청약 추첨 자격과 주택담보대출을 막으면서 분양을 받아 새 집이나 더 큰 평수로 이사 가는 길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공시가격이 현실화하면 서울 1주택자도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이 최대 50% 늘어난다. 장기공제 요건에 '2년 실거주'가 추가돼 양도세 부담에 집을 팔 수도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투기꾼으로 몰려 '보유세 폭탄'을 맞게 된 서울과 일부 수도권, 부산, 세종시 1주택자들은 '거주 이전의 자유' 까지 박탈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9·13 대책을 통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청약 조정지역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할 때 추첨제 공급분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주택을 보유한 청약통장 소지자의 새 아파트 당첨 기회를 사실상 박탈한 것이어서 온라인 상에서는 '청약 무능통장이냐', '영구 장롱통장이냐' 등 비판이 쏟아진다. 1주택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정부는 대책발표 사흘 만에 부랴부랴 "추첨물량 일부 배정을 검토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청약과 대출 규제만 강화된 것이 아니다. 서울 똘똘한 한 채 보유자의 경우 양도세 장기공제 요건이 강화되면서 '퇴로'는 막히고, 내년부터 공시가격이 현실화되면 보유세 부담이 최대 50%까지 늘어난다. 실제로 올해 공시가격이 10억 4000만원인 은마아파트 전용 84.43㎡의 경우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가 올해 346만원에서 내년에는 502만원으로 45%(156만원) 급증한다. 특히 현재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시세의 50%에도 못 미치는 단독주택 한 채를 보유한 경우도 공시가격을 아파트처럼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높이면 세 부담 상한(전년의 150%)까지 보유세가 치솟을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는 과도한 규제로 1주택자의 수요가 청약 시장에서 기존주택 시장으로 옮겨가면 오히려 집값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1주택자는 무주택자와 함께 민간주택 시장의 핵심 수요층"이라면서 "시장의 핵심 수요층이 청약시장에서 소외되면 기존 주택시장으로 몰려 집값 과열만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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