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불 붙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공급 확대론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가 도심에서는 주택공급 수를 최대한 늘리고 외곽에서는 새로운 택지를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벌이고 있다. 신규 택지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가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신규 택지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서울 등 수도권 내 신규 공공주택 지구를 추가로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주요 지역에 대한 입지 등을 거론하지 않자 여기저기서 뜬 소문만 무성하다. 서울에서는 세곡동, 내곡동, 불광동, 강서구 일대가 거론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정부는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일대 1272만3000㎡에 9만6223가구가 공급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 미니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집값을 잡기는커녕 되려 집값을 더 불 붙이는 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정지역으로 알려진 곳에 투기꾼들이 현금을 들고 가 땅을 사는 등 투기판이 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에는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정부가 서울시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린벨트 해제를 강행한다 하더라도 택지개발부터 입주까지 7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신규 택지 후보지로 꼽힌 지역 가운데 일부에서는 벌써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개발 붐으로 3분의 1에 달하는 그린벨트가 해제된 만큼 이제는 보존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971년부터 1977년까지 8차례에 걸쳐 지정된 그린벨트 53억9711만㎡ 중 지난해까지 여의도 면적의 345배에 달하는 15억5075만㎡가 해제됐다.
정부가 신규 택지를 선정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노무현 정부를 답습하는 형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위례신도시, 판교 등 조성된 신도시가 투기 심리를 부추겨 집값 상승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은 집이 부족해서 집값이 오른 게 아니라 집이 필요한데 없기 때문에 집값이 오른 것"이라며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은 투기 수요를 자극해 집값 상승만 더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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