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포럼] 암울한 지방부동산 對策 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08/2018082802102369640002[1].jpg "[포럼] 암울한 지방부동산 對策 급하다")
일 년 이상 계속된 강도 높은 규제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시장은 똘똘한 한 채 만들기 유행 때문에 강남으로, 서울로 수요가 물려가서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이 폭등 양상을 보임에 따라, 작년 한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20%를 지방 사람들이 매입했다. 서울로 빠져나간 수요와 지방시장의 약세 전망으로 인해, 지방 대부분 지역이 붕괴 직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6월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6만호를 넘어섰는데, 수도권 미분양은 줄었고, 지방 미분양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중 80% 이상은 지방 미분양 물량이다. 그리고 아파트 입주율에서도 위기 신호가 나오고 있다. 작년 10월에 81.9% 이던 것이 계속 하락하여 올 7월 기준 전국 입주율은 77.6%로 떨어졌다. 금융위기 때 미분양 물량이 20만호였고, 아파트 입주율이 절반 정도로 떨어진 단지들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괜찮은 수준이라 여길 수 있지만 장기적 전망도 좋지 않아 지금이라도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가격 측면에서도 8.2대책이 시작된 작년 8월부터 7월까지 국민은행에서 조사한 아파트 월간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는 1.36% 오르는 안정적 모습을 보였지만, 서울아파트는 7.61%나 폭등했다. 지방아파트는 2.32%나 빠져 지표 산정 이후 최고 수준의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거제시는 7.93%나 하락했고, 창원의 성산구는 10.28%나 폭락하였다. 외환위기 때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광역시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부산마저 하락세로 돌아섰고, 기타 지방은 거의 대부분 하락하였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올 한해에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3년 전부터 시작해서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6에는 가격지수 조사 후 처음으로 0.67% 하락하였고, 작년에는 1.39% 하락, 그리고 올해는 7월까지 벌써 1.50%나 빠졌다. 올해는 벌써 작년 한해 치보다 더 빠졌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지방아파트는 2%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시장은 시장 특성상 특정산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산업이 활황인 경우, 고용도 늘고 인구도 늘며 집값도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세계적 산업구조 재편에 따라 해당 산업이 쇠퇴할 경우 집값도 가파르게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도 태백시에서 1980년대 중반에 이미 경험하였다. 탄광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구가 반 토막이 남에 따라 빈집이 속출하고 집값도 하락하였다. 이런 현상은 선진국에선 100여 년 전부터 발생한 것이다. 영국의 맨체스터, 글래스고우, 미국의 피츠버그, 디트로이트 등이 철강과 모직, 자동차 산업의 흥망에 따라 인구가 급증하였다가 거의 반 토막이 나는 과정을 이미 겪었다. 일본의 경우도 유사하지만 기타규슈는 철강업 쇠퇴 이전부터 신산업 활성화 준비를 철저히 하여 충격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산업구조재편에 따른 충격과 인구감소, 지방소멸 등의 이슈는 계속적인 진행형이다. 이를 막기 위해 선진국들이 수십 년 동안 진행한 도시재생의 효과도 그리 좋지는 않다. 막대한 자금을 수십 년 동안 투입하고도, 지방의 극히 일부와 중심도시, 관광도시 정도만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 정부도 도시재생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므로 국민들이 체감하기엔 힘들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인 방안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오래전부터 선진국의 경험을 배워 미리 준비를 해야 하는데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강남집값, 서울집값과의 전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대한민국 전체를 생각하고 정책을 꾸려가는 지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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