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포럼] 다자간 개방으로 무역전쟁 해법 찾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808/2018082002102269640001[1].jpg "[포럼] 다자간 개방으로 무역전쟁 해법 찾자")
이처럼 지난 3월부터 시작돼 확산일로에 있는 미중간 무역전쟁은 최근까지의 경제지표에 의하면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읽혀질 수도 있는 여지가 있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이어진 최근 4개월 동안, 중국의 주가는 27%가량 하락했다. 이에 더해 중국 위안화는 지난 4월 이래 8%가량 평가절하됐다. 또한 꾸준히 감소해오던 중국의 무역수지흑자는 결국 2018년 상반기에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주가지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미국의 노동시장지표도 꾸준히 개선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지표들을 근거로 트럼프는 자신의 무역전쟁이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의 무분별한 보호무역정책이 조만간 미국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즉 최근의 미국경제의 호황이 트럼프의 보호무역정책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기존 오마바 정부에서부터 계속되어왔던 초고속통신망 등 산업인프라 투자확대정책과 설비투자확대를 위한 규제철폐정책 등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의 보호무역조치의 결과, 수입중간재가격 상승이 미국산업 전반에 미치는 경기위축효과는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트럼프가 선전하고 있는 철강산업과 알루미늄산업 등 전통 제조업의 부활효과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낮고, 현재와 같은 기형적 보호무역조치가 철폐될 경우, 또다시 사양길을 걸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하여 장기적으로는 미중무역전쟁의 승자는 아무도 없고, 미국도 결국 장기적인 패자가 될 것이라는 것은 트럼프도 알고 있지만, 트럼프는 그 전에 자신의 정치적 이득만 챙기고 떠나는 전략을 구사하기에 미국경제에 나타날 장기적 부작용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미중간 무역전쟁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경제의 미래와 생존전략을 찾는 것이 절박한 시점이다.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중국의 대미수출 급감과 함께 중국 내수의 위축으로 인해,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주력산업들이 대부분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위기 확산의 근본적 원인은 이미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의 모든 주력산업에 걸쳐 중국에 대한 기술적 비교우위를 급속히 상실해왔던 우리산업의 기술경쟁력 상실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전통적 주력산업뿐만 아니라 기술집약적 미래산업에서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노력이 절실하다.
이와 함께, 트럼프행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다자주의자유무역체제의 붕괴를 방치할 경우, 우리와 같은 소국개방경제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지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복수국간 시장개방협정(plurilateral trade agreement)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우리나라가 WTO를 통한 다자간 자유무역체제의 회복을 주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지난 2001년 이래 WTO의 DDA(도하개발어젠더)가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갈등구조 때문에 교착상태에 빠졌는데, 이제 우리나라가 이러한 갈등구조를 중재하는 국제적 리더십을 보일 경우, 미중간 고래싸움을 잠재우는 새우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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