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율 1년새 30%로 반토막
내우외환 시달리는 한국 경제
[디지털타임스 예진수선임기자] 한국 수출의 유일한 버팀목인 반도체 수출 증가 폭도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30.2% 증가한 104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같은 증가 폭은 지난해 7월 전년대비 증가율 60.7%의 반토막 수준이다. 반도체는 서버와 스마트폰 등 수요 증가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3개월 연속 100억달러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75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5.3% 증가했다. 반도체는 22개월째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 속도는 완만해지고 있다. 메모리 가격 하락 등의 요인으로 전년동기대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올 1월 53.8%에서 2월 40%대(40.7%)로 낮아졌다. 4월에는 30%대(36.6%)로 떨어졌고 7월에는 30%대에 겨우 턱걸이하는 등 눈에 띄게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중국이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 지원 등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 있는 점도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에 위협적이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의 전체 ICT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8.2% 증가한 185억6000만달러, 수입액은 91억달러, 무역수지는 94억6000만달러로 잠정집계됐다. 3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전화가 2014년 12월 이후 43개월 만에 동반 증가했다. 이에 따라 ICT 수출 증가율은 2016년 12월 이후 20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지켰다.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경쟁 심화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 확대에 힘입어 25억1000만 달러로 2.6% 증가, 8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디스플레이 가운데 LCD 수출은 중국 경쟁업체의 생산 확대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4.8% 감소한 1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ICT 수출이 선방하고 있지만, 반도체·석유화학 편중 등 취약한 수출 구조와 자동차·선박 등 주력 산업 부진, 미중 무역 전쟁 격화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하반기 수출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도 올해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의 6.4%에서 하반기 4.6%로 낮아지면서 연간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수출 증가율 15.8%의 3분의 1 수준이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8월호에서 수출 전망과 관련, 세계교역량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선행지수도 기준치를 소폭 하회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등 하방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최근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가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신흥국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 불안, 경제 제재 등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