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2조2000억 순매수 불구
D램값 하락 전망에 매도세 전환
10일새 5000억 팔려 순매도 1위
D램값 하락 전망에 매도세 전환
10일새 5000억 팔려 순매도 1위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외국인들의 'SK하이닉스 사랑'이 이달초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리포트 한장를 계기로 차갑게 돌변했다. 올 거센 '셀코리아' 행진에도 불구하고 앞다퉈 SK하이닉스를 순매수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무섭게 팔아치우기 시작한 것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총 10거래일 만에 SK하이닉스 주식 5000 억 원 어치 가량을 순수히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8월 코스피 종목별 외국인 순매도(금액기준) 규모에서 1위에 올랐다. 순매도 2위인 LG전자가 883 억 원에 그친 점을 고려할 때 이달 외국인 매도공세는 사실상 SK하이닉스 한 종목에 집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셀코리아 행진을 멈추고 코스피시장에서 3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사자'로 전환한 것과 비교하면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심리는 급격히 냉각된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 6월 500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면 올들어 매월 SK하이닉스를 꾸준히 사들였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코스피 상장사 중 순매수액 규모가 최대 수준이다.그러나 이달 초 모건스탠리 발 '고점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SK하이닉스에 대한 '사자' 행진도 멈췄다. 올해 코스피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사들이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가장 많이 팔아치우며 태세를 급격히 전환했다.
이에 SK하이닉스 주가도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무색하게 날개없는 추락을 이어갔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5조57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7% 증가한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했지만, 주가는 이달 들어 12% 급락하면서 8만원선이 붕괴됐다.
모건스탠리는 D램 가격 상승을 견인했던 공급부족 사태가 해소돼 가격하락을 부추기면서 SK하이닉스의 호황도 막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 플래시 공급 과잉은 이미 시작됐고, D램도 공급 과잉은 곧 끝난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중국 굴기 선언에 따른 경쟁심화 등도 반도체 가격 하락 원인으로 꼽았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 보고서에서 "D램 공급부족 주기가 4분기에 끝날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터는 업황 하락 주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가 나온 직후인 지난 6일과 10일 나온 직후 지난 6일 SK하이닉스 4.7%, 3.7% 각각 급락하기도 했다.골드만삭스도 이달 글로벌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고점도달에 따른 업황 둔화보다 SK하이닉스 성장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모건스탠리가 주장한 반도체 고점논란은 지나친 걱정이라는 지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 주가는 업황 고점 논란이 가중되며 변동성이 확대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D램 산업의 중심 축이 개인 소비자의 B2C(PC, Mobile) 시장에서 기업용 시장인 B2B(Server)로 이전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과도한 우려보다는 내년 연착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도체 업체들의 견조한 이익 가치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주와 중화권 IDC 업체들로부터 서버용 제품 수요가 계속되고 하반기 세트업체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 및 성수기 효과에 따른 모바일 제품 수요 확대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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