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향한 비판 여론 못 이겨
당초 양성화 방안까지 결국 철회
행정·사법 등 부처로 확대될 듯
당초 양성화 방안까지 결국 철회
행정·사법 등 부처로 확대될 듯
[디지털타임스 이호승 기자]여야가 13일 국회 특수활동비(특활비) 폐지에 합의했다. 올해 특활비로 책정된 예산은 지난해보다 19억 원 줄어든 62억 원 규모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주례회동에서 특활비를 완전히 폐지하고 조만간 국회 차원의 특활비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국회가 특활비를 전면 폐지하면서 행정부·사법부의 특활비도 폐지 또는 양성화 등의 제도 개선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애초 특활비 폐지보다는 특활비를 유지하되 특활비를 업무추진비·일반수용비 등의 경비로 전환해 양성화하겠다는 방안을 지난 8일 내놓았다. 하지만 특활비 유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민주당·한국당도 특활비 폐지로 돌아섰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주례회동 모두발언에서 "여야가 특활비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특활비 폐지로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제도의 일면을 걷어낼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앞으로 국가정보원, 청와대, 검찰, 경찰 등 특활비를 주로 사용하는 기관들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제도 개선을 이뤄내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특활비의 제도개선 방안을 문 의장에게 위임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특활비 폐지에 따른 제도개선 방안은 국회의장에게 일임했다. 16일에 국회 차원의 특활비 제도 개선 방안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완벽한 제도화로 마무리 짓느냐와 관련해 원내 교섭단체 합의 이상의, 국회 차원의 결정을 빠른 시간 안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이 특활비 폐지도 돌아선 것은 국회 특활비에 대한 국민의 비판 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참여연대가 2015년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지 3년 만에 공개된 국회사무처의 특활비가 2011~2013년까지 약 2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비판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또 특활비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결정에 국회사무처가 항소 절차를 밟으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하지만 특활비 폐지 이후 정당 업무추진비가 증액된다면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문 의장이 내놓을 제도 개선방안이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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