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동욱 기자] 터키발 리라화 급락 충격이 13일 오전 개장한 아시아의 주식 및 외환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는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1% 이상 급락했다.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오전 1시 40분께 1.94% 떨어졌고 토픽스지수는 1.9%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73% 하락했고 선전종합지수는 1%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1.8% 내렸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1.9% 하락했다.
시장을 공포로 몰고간 충격에 투자자들은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 같은 안전자산으로 대거 몰리는 상황이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이날 오전 아시아 거래에서 10% 가까이 떨어졌다. 리라·달러 환율은 달러당 7.24리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과 터키의 갈등 악화 속에 리라화 가치가 지난주에 20%나 떨어졌는데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공격적인 태도를 고수하자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감은 한층 커졌다.
터키발 리라화 급락 충격이 13일 오전 개장한 아시아의 주식 및 외환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사진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딜러 뒤에 설치된 스크린에 환율이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터키발 공포로 미국 달러와 일본 엔, 스위스 프랑 같은 안전자산의 수요는 늘었다.
시장이 불안할 때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엔화의 가치는 이날 0.3% 올라 달러당 110.55엔 안팎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밖의 아시아와 신흥시장 통화는 대부분 하락세였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역외 시장에서 0.2% 넘게 떨어졌다. 호주 달러는 0.3% 내려갔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가치가 1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는 아시아 거래에서 유로당 1.1378달러로 0.3%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유로존 은행들이 터키에 대한 대출이 많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은 러시아의 루블화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터키발 충격이 이머징 마켓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우리 증시에서도 외국인 매도가 보이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리스크에서도 헤어나오지 못하는데 여기에 터키발 충격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이 갈팡질팡하는 상황"이고 진단했다.
오 센터장은 "터키발 리스크가 어떻게 진정되는지에 따라 1회성인지 신흥국에 연쇄 반응이 일어날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은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매매 동향 두가지 지표를 보면서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데 9월에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여 여파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