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GM)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후발주자가 전기차라는 새로운 자동차 시대에 앞서 수십 년간 이어진 현대·기아차의 '독점'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 4개사가 국내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5542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557대)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르노삼성은 국내 완성차 업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4월까지 1104대를 팔았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8.09% 증가한 것이다. 전체 전기차 판매 비중도 작년 9.42%에서 올해 약 20%로, 약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기존 준중형 승용차 기반의 전기차인 SM3 Z.E. 수요가 꾸준한 데다, 수입 판매하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한국GM도 487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0%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다. 판매 비중은 전년보다 약 4%포인트 늘어난 8.79%다. 한국GM은 작년 560여대에 그쳤던 볼트EV 물량 확보를 올해 5000여대 수준으로 대폭 확보해 보급 중이다.
물론 아직 단순 판매에선 현대차가 압도적이다. 올 들어 4월까지 3406대를 팔아 나머지 3개 업체의 판매량 합계(2136대)보다도 많았다. 작년과 비교해선 판매량이 79.45% 증가했다. 전체 전기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46%에 달한다.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10대 중 6대는 현대차인 셈이다. 다만 이는 작년 74.23%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기아차도 올해 4월까지 작년보다 83.50% 증가한 545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현대차 뒤를 이었지만, 일 년 사이 르노삼성과 격차가 배까지 벌어졌다. 그 결과 올해 전기차 시장 비중은 한 자릿수로 떨어져 9.83%에 그쳤다. 르노삼성과 한국GM이 현대·기아차의 비중을 골고루 나눠 가졌다. 자동차 업계에 내연기관차 '종말'이 예고된 만큼 앞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대 '패권'을 쥐기 위한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르노삼성이 경쟁사들을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올해 4월까지 국내 판매량 2만6458대 중 전기차는 4.17%(1104대)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GM(1.93%), 현대차(1.46%), 기아차(0.31%)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전체 판매대수 대비 전기차 판매 비율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내고 있어 향후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도가 현실화할 경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GM은 군산공장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영향을 받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