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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기논쟁과 금리정책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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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경기논쟁과 금리정책 딜레마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경기논쟁이 뜨겁다. 경기가 침체국면 초입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일자리 감소와 높아지고 있는 실업률 그리고 설비투자 감소와 한국은행의 소비심리지수의 하락을 배경으로 든다. 여기에 수출증가율도 마이너스로 돌아서 경기가 앞으로 더욱 침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면에 경기침체 현상은 일시적이며 추세적이 아니라는 입장에서는 수출은 작년 이맘때 크게 증가해서 그 기저효과로 낮아져 있으며 실업률이나 산업생산등도 장기적 추세를 보면 지금 경기침체국면으로 들어간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기논쟁을 차치하더라도 우리 경기전망이 밝지는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세계경제는 회복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데 우리는 저성장, 저고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6월부터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우리도 금리를 높이지 않을 수 없고 금리인상은 소비와 투자 즉 내수를 더욱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보호무역이나 최근의 외환시장개입내역 공개방침으로 인해 수출 또한 늘어나기가 쉽지 않은 여건에 들어가 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신흥시장국으로부터 자본유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외환위기를 맞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도 자본유출로 환율이 급등하고 있어 위기가 아시아 다른 국가로 확산되지 않는가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외환위기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기 때문에 전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하반기 미국금리 인상속도가 빨라지고 국내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경우 자본유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우리경제는 구조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높여 있다. 주력산업의 중국이전으로 조선과 철강산업에서 실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대기업에 대한 규제강화와 반기업정서 확산으로 기업의 투자의욕은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인상과 자본유출 충격을 받게 되면 우리경제는 경기침체와 자본유출로 다시 경제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임금인상과 대기업규제 정책기조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딜레마에 빠져 있다. 미국은 오는 6월에 금리를 0.25% 높일 것이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 금리와 차이는 0.5%로 벌어지게 된다. 한국은행은 얼마 전까지도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높여 미국 금리와의 차이를 벌어지게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실업이 늘어나고 수출이 감소해 국내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금리인상 시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10월로 연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고 있다.

경기논쟁과 글로벌 자금의 이동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시기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금리를 조기에 높였을 경우 국내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자본유출이 더욱 늘어날 수 있으며 환율 또한 급등할 수 있다. 반면에 금리인상을 늦출 경우에도 미국과의 금리차이가 커지면서 자본유출이 우려될 수 있다. 미국과 북한간의 정상회담도 국내 경기침체와 자본유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회담이 성공리에 끝나면 우리경제로 봐서는 호재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환율과 자본이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경기에 대한 정확한 전망이 필요하다. 침체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침체여서 금리를 인상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율에 대해서도 올바른 전망이 중요하다.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짐에도 불구하고 우리 환율이 안정될 경우는 큰 문제가 없으나 미국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자금이 유출되어 환율이 급격히 높아질 경우 환차손을 우려한 자본유출로 환율인상과 자본유출의 악순환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이 경우 한국은행은 국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높이지 않을 수 없고 결국 자본유출과 국내 경기침체를 모두 겪게 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오는 7월 금리를 높일 것인지 아니면 연기할 것인가,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에 대한 고민은 깊어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국내 경기전망, 환율의 변동방향과 인상속도 그리고 글로벌 자금의 이동과 북핵문제에 대한 전망 등을 고려해서 신중히 그리고 올바르게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해 한국경제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지금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금리결정에 대한 혜안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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