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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죽음 부르는 미세플라스틱

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합성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입력: 2018-05-15 18:00
[2018년 05월 16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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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죽음 부르는 미세플라스틱
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합성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플라스틱은 1855년 알렉산더 파크스에 의해 고안된 이후 인간생활을 혁명적으로 바꾼 물질이다. 플라스틱은 그리스어 'plastikos(성형하기 알맞다)'에서 파생됐고, 기술의 발전으로 그 의미대로 마음대로 성형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조지아주립대 공동연구팀이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 1950년부터 2015년까지 66년 동안 세계적으로 생산된 총 플라스틱의 양은 약 83억톤에 달하고 63억톤은 쓰레기로 폐기처분 됐다. 폐기된 쓰레기 중 지극히 일부분이 재활용(9%)되거나 소각(12%)되고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자연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

문제는 현재 버려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1㎜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다. 미세플라스틱의 생태학적 분포현황이나 야생생물과 인간의 건강의 미치는 영향은 제대로 조사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그 심각성 또한 지극히 일부가 연구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원인을 살펴보면, 가정에서 의류의 세탁으로 인해 합성섬유 조각이 하수도에 흘러들어가고, 해양쓰레기 등에 포함된 플라스틱이 잘게 파쇄돼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되는가 하면, 공업용연마재, 각질제거 세안료 및 화장품 등에 사용됐다가 환경에 폐기돼 바다로 흘러든다. 과학자들은 2050년이면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해 플라스틱 120억톤이 매립되거나 버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제는 플라스틱의 생산과 활용에만 집중하지 말고 폐기와 환경생태계에 대한 영향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세울 때다.

특히 해양의 플라스틱은 상당 부분 육지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크고 작은 플라스틱은 약 5조개 이상 (무게로는 26만톤 이상)이 전 세계 해양에 버려져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조사됐다. 북태평양의 경우 약1조9000억개 이상 플라스틱 조각이 있으며, 우리 나라의 경우는 세계 최악의 수준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조사에 따르면 거제 동부해양을 포함한 전국 12개 해안에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평균밀도가 전 세계 주요 비교 지역보다 13배나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바다 동물들이 이를 먹이로 오인해 무작위로 먹고 결국은 해양생태를 교란시킨다는데 있다. 생태학적으로 플라크톤, 어류 뿐 아니라 고래와 같은 해양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먹이사슬 모든 단계에 있는 생물이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동물에게 물리적인 상처를 주는가 하면, 장폐색, 산화스트레스, 섭식 해동 장애, 에너지 활동 감소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심지어 식탁에 오르는 해산물로부터 인간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공기로부터의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는 환경오염현상이기 때문에 관심을 두고 원인제거, 현상감소를 위한 정부가 앞장서서 대처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해양 깊숙한 곳, 육지의 호수나 매립지 등에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산업문명혁신의 오염산물인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대책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인간은 문명생활을 위해 끊임없이 보다 기능적이고 성능이 높은 플라스틱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활용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 후 폐기나 재활용 등에 대한 대처를 소홀히 한다면 사용된 플라스틱은 커다란 재앙으로 돌아올 것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이미 보내고 있지 않는가? 일부 플라스틱을 생분해성으로 대체하겠다는 소극적 대처보다는 오염자체에 대한 심각성을 높게 받아들이고 생태계의 오염상태의 과학적 조사, 문제해결을 위한 제거방법의 개발, 플라스틱의 활용의 제고를 위한 인식변화 등이 함께 이뤄져야 죽음을 부르는 플라스틱의 '역습'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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