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유통 체계적 관리 가능해져
내달 총회서 표준화 제안·논의
탈세방지·짝퉁 조회 선순환 기대
내달 총회서 표준화 제안·논의
탈세방지·짝퉁 조회 선순환 기대
블록체인 만난 다이아몬드
블록체인 기술이 국내 다이아몬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국내 다이아몬드 시장은 90% 가량이 거래가 추적되지 않는 음성시장으로 양지로 끌어내야 하는 숙제가 있다. 그러던 것이 블록체인이라는 비구심적이면서도 품질 보증을 원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거래 방식이 도입되면서 양성화 기틀이 잡히고 있다.
한국다이아몬드거래소(대표 남창수)에 따르면, 다음 달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리는 제38차 세계다이아몬드총회에서 한국다이아몬드거래소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이아몬드 유통 및 데이터 표준화를 제안하고 논의할 계획이다.
그동안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은 대부분 거래가 은밀히 이뤄져 거래를 추적하기 어려웠다. 밀수, 탈세, 감정서 위조, 합성다이아몬드 유통 등이 만연된 시장으로 신뢰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생산에서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있게 되자 양성화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다이아몬드거래소는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전문가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한호현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유통 및 관련 데이터에 대한 표준화 방안을 연구해왔다. 우선 국가간 거래에서는 일정 크기 이상의 다이아몬드 정보를 공유하고 개별적인 거래는 각국의 다이아몬드 거래소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다이아몬드 거래 체계인 '킴벌리체계'를 확실하게 보장하고 밀수, 탈세, 합성 다이아몬드 유통 등을 상당 부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국내 다이아몬드 시장의 상당 부분을 양지로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수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호현 교수는 "다이아몬드의 음성 거래는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거래 당사자들도 거래 가격에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다이아몬드 음성 거래 중개상만 살찌우는 후진적 시장을 블록체인 거래로 다이아몬드 가치를 확실히 보장하고 거래 당사자들도 서로 신뢰하는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남창수 한국다이아몬드거래소 대표는 "국내 다이아몬드 거래는 밀수, 감정서 등급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는 국제 공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데,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다이아몬드거래소연합(WFDB) 어니브롬 회장은 지난달 회원사 대표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다이아몬드 분야에서의 블록체인 도입 현황을 소개하면서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을 다이아몬드 거래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이다. 표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세계다이아몬드총회는 2년마다 개최되는 회의로 WFDB 회원사 30개와 16개의 다이아몬드 제조사를 회원으로 둔 국제다이아몬드제조사협회(IDMA)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세계 최대 의사결정 조직이다. 한국은 한국다이아몬드거래소가 WFDB의 회원사 자격으로 총회에 참석한다.
이규화 선임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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