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낭독기 사용시 다음 링크들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즐겨찾기 문화일보 PDF

[이덕환의 과학세상] (650) 공기청정기와 오존

실내 공기오염, 환기가 최선 해결책
오존 발생장치 눈·호흡기에 악영향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탄소문화원 원장 

입력: 2018-05-01 18:00
[2018년 05월 02일자 14면 기사]

원본사이즈   확대축소   인쇄하기메일보내기         트위터로전송 페이스북으로전송 구글로전송
[이덕환의 과학세상] (650) 공기청정기와 오존


미세먼지에 의한 대기 오염에 놀란 소비자들이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내의 공기 오염에는 적절한 환기가 최선의 해결책이다. 그러나 공기청정기는 현실적으로 환기가 쉽지 않거나, 외부 미세먼지가 걱정스러운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쓸모가 있는 것이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요란한 엉터리 정보는 절대 믿을 것이 아니다. 특히 부가기능으로 붙여놓은 오존 발생 장치는 확실하게 경계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는 비교적 단순한 제품이다. 지나치게 화려한 광고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 팬의 크기가 가장 중요하다. 방의 크기보다 팬이 너무 작은 공기청정기는 무용지물이다. 천정이 높으면 더 큰 팬이 필요하다. 먼지를 걸러주는 필터나 집진 창치도 중요하다. 특히 필터나 집진 장치의 관리가 쉬운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소음과 전력 소비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헤파(HEPA)는 그저 '고효율 먼지 제거용 필터'라는 영어 표현의 약자일 뿐이다. 초미세먼지(PM2.5)보다 훨씬 더 작은 PM0.3의 99.97%를 제거시켜야 한다는 기준이 적용된다. 반도체·생명공학 분야의 클린룸에서 쓰는 것이다. 관리도 어렵고, 값도 비싼 필터를 가정에서 써야할 이유는 없다.

탈취나 유해가스 제거 기능은 큰 의미가 없다. 일시적인 악취나 유해가스라면 환기가 최선의 해결책이다. 꼭 필요하다면 방향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악취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그 원인을 확실하게 제거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나 방향제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공기청정기보다 주방의 환풍기가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실제로 주방의 환풍기를 고성능으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음식을 굽거나 튀길 때 뚜껑을 덮는 노력만으로도 실내의 공기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내 공기의 살균은 위험한 것이다. 인체에 안전한 살균으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더욱이 실내 공기의 살균이 정말 필요한 경우는 흔치 않다. 자칫하면 엉뚱하게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탈취·살균을 핑계로 오존 발생장치를 부착한 공기청정기가 있다. 전기방전(스파크)을 이용해서 공기 중의 산소를 오존으로 만든다. 오존이 화학적으로 탈취·살균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의료용 소독기나 컵 소독기 등에서는 자외선으로 만든 오존을 이용한다. 산업 현장에서 살균·탈취를 위해 고농도의 오존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존은 인체에도 피해를 준다. 특히 눈과 호흡기에 문제를 일으키고, 피부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기 중의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 오존 경보를 발령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오존을 살균‧탈취용으로 사용하는 산업현장에서는 반드시 방호복을 입어야 한다. 환경부는 다중이용시설의 오존 농도를 0.06ppm 이하로 권고한다. 가정의 거실과 침실에는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가정과 사무실에서 애써 오존을 살포할 이유가 없다.

공기청정기와 에어컨에 오존 발생장치가 부착된 제품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음이온·라디칼·플라스마·활성산소·클러스터 등의 낯선 용어와 '공기정화기' 등의 묘한 이름은 과학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

오존을 발생시키는 공기청정기나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면 실내에 오존이 위험한 수준으로 누적될 수밖에 없다. 실내에서 오존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나면 이미 위험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실제로 영유아나 노인들이 공기청정기의 오존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었다.

가정·자동차용 공기청정기의 오존 발생량을 0.05ppm 이하로 권장하는 산업부(기술표준원)의 규제는 불합리한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는 자동차용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시간당 발생량이 아니라 실내에 누적되는 오존의 총량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오존 발생 사실을 확실하게 확인해서 소비자의 건강을 지켜줘야 한다. '오존발생기'라는 표식과 함께 오존의 유해성을 알리는 경고문을 부착시켜야 한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탄소문화원 원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선풀달기 운동본부
연예 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