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점유율보다 수익성 강화
디스플레이 원가 경쟁력 최우선
폴더블폰 완성도 높이는데 주력
디스플레이 원가 경쟁력 최우선
폴더블폰 완성도 높이는데 주력
유동일기자 eddieyou@
1분기 실적 역대 분기 사상 최대
삼성전자가 1분기 역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주요 경영 과제로 '수익성'을 내세웠다. 특히 영업이익률 55.6%라는 경이적 기록을 세운 반도체 부문도 "점유율보다는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시장 급변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세원 삼성전자 전무는 26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서버 쪽 수요 강세와 기술 난이도로 비트그로스(반도체 용량 증가율)가 제한적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여전히 메모리반도체 공급부족이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점유율 증가가 아닌 수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공격적 설비 증설 경쟁으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조만간 공급과잉 상황으로 바뀔 것이라는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 전무는 "화성은 D램 중심, 평택은 V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평택 상층부를 활용한 D램 생산은 기존 11라인의 이미지센서 생산 전환에 따른 비트그로스 손실을 보완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용량 기준으로 세계 D램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20%, 낸드플래시가 40%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사업부문도 마찬가지로 수익성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은 하반기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 증가를 기대하면서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2500달러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 40% 이상,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50%대 초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TV 사업 부문 역시 QLED TV와 마이크로LED TV의 투트랙 전략으로 수익성 높은 대형 TV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스마트폰 사업은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세계 최초 출시보다는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올해 추가로 새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는 등 수익성 높은 고가 제품 판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생활가전 역시 마찬가지로 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에도 전 사업부문에 걸쳐 수익성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이유는 미래 시장 불확실성 탓이다. 반도체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메모리반도체를 양산하기 시작하는 내년부터 불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디스플레이 역시 중국과 경쟁에서 계속 밀리는 추세다. 스마트폰 역시 글로벌 제조사들의 기술 상향 평준화로 고가 시장이 정체를 빚고 있고, 중국과 기술 격차도 좁혀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환율 하락과 보호무역도 걸림돌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원화 강세에 따른 환 손실이 6000억원 수준이라고 공개했다. 아울러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에 따른 현지 공장 건설도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 1분기 매출 60조5637억원, 영업이익 15조64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82%, 58.03% 늘어난 숫자다. 반도체의 경우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률은 55.58%에 이르렀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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