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시론] 유료방송 생태계 선순환 늦춰선 안된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최성진 서울과기대 전자IT미디어공학과 교수
[시론] 유료방송 생태계 선순환 늦춰선 안된다
최성진 서울과기대 전자IT미디어공학과 교수
올 2분기에는 개헌, 지방선거 등 국가적 정책 이슈들로 전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이 와중에 방송통신시장의 무선영역에서는 지능형 로봇, 스마트 카, 빅데이터 등에 이용될 수 있는 4차 산업시대의 핵심 플랫폼이 될 5세대(5G)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가 이뤄지며, 유선영역에서는 방송의 다양성 등을 담보할 합산규제가 효력을 상실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5G 주파수 경매는 3.5㎓ 등의 주파수 대역에서 이뤄지는데, 대역폭과 블록방식 등에 따라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과 판도가 바뀔 수 있어 관련 업계들은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경매 방식이 결정되도록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5G가 ITU가 권고하는 초고속, 광대역, 초저지연 등이 실현되고 국가적으로 사업자 간 주파수 불균형을 해소하며 통신시장의 공정경쟁 환경이 조성돼 주파수의 주인인 국민에게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유선영역에서는 유료방송사업자(케이블TV, 위성방송, IPTV)의 가입자 합산 점유율을 1/3로 제한한 합산규제법이 6월에 일몰될지 여부이다. 이 법은 과기정통부가 수직적 규제체계를 수평적 규제체계로 전환할 목적으로 방송법과 IPTV법으로 분산된 법체계를 '통합방송법' 체계로 일원화를 추진하기 위한 전단계로 유료방송 규제체계를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재정립하는 것이었다. 일원화 정책의 핵심은 시장점유율 및 합산규제제도를 재조정하고, 동시에 공정경쟁 장치인 결합서비스 문제, 요금정책 등을 정비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015년 특정 사업자의 방송독과점에 의한 폐해를 방지하고 공정경쟁을 위해 유료방송 합산규제 법안을 올 6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합산규제를 일몰할 것인지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 마련을 위해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반을 운영하고 의견수렴을 거쳐 정책 방향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뚜렷한 정책 방향을 마련하지 못했으며, 합산규제의 전제 조건들이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정부는 이 문제를 국회로 넘겼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4월 임시국회 회기 중 합산규제 일몰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원 포인트 회의를 열고 결론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방송통신산업에서의 핵심 정책들이 개헌과 지방선거 이슈가 블랙홀로 작용해 제대로 논의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다행히 국회에서 원 포인트 회의를 할 계획이라니 합산규제 정책에 대해 한 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합산규제 법안에 대해 KT IPTV는 시청자의 선택권이 제한 받는다고 일몰을 주장하고 있고, 케이블TV 및 타 IPTV 쪽에서는 합산규제 마저 철폐되면 방송시장에 지배적사업자가 탄생해 독과점으로 인해 시청자의 선택권이 역으로 제한받을 것이며, 이로 인해 유료방송시장의 문제점인 수신료 문제, 콘텐츠 거래대가시스템 문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결합서비스의 폐해 등 많은 문제점이 노정될 것이라며 일몰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일견 모두의 주장이 타당성 있어 보인다.
하지만 필자는 경쟁 환경에서 합산규제의 일차적 판단근거는 무엇보다도 시장지배력 전이 가능성 여부라고 생각한다. 정부도 통신시장에서 지배력을 갖는 사업자의 방송시장 진입에 따른 독과점 문제점을 인식하고,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으로 규제형평성을 강조했었다. 즉, 독과점이 발생하면 지배적 플랫폼사업자와 콘텐츠제공사업자 간의 콘텐츠 거래대가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며, 이런 문제들로 인해 제공 서비스에 비해 훨씬 낮은 방송수신료는 유료방송영역의 선순환적 가치사슬 작동(고품질 프로그램→ARPU 증가→콘텐츠 거래 대가 증가→콘텐츠 제작비 투자규모 증가→고품질 프로그램)을 차단시킬 것이다. 무선영역에서 5G 서비스가 이루어지면 이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따라서 유료방송 생태계의 선순환구조가 이뤄져 현 정부가 추구하는 4차 산업의 ICT 중심에 있는 콘텐츠 강국이 실현되도록 합산규제에 대한 면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