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이미 포화상태로 지속성장 '한계'
6개 금융사 해외 네트워크 중 동남아 63% 달해
우리·신한 '선두' 속 M&A 등 인프라 확대 박차
6개 금융사 해외 네트워크 중 동남아 63% 달해
우리·신한 '선두' 속 M&A 등 인프라 확대 박차
■ 혁신성장 2018
글로벌금융 현장 - 동남아, 한국금융 '바람'
국내 금융지주사와 주요 은행들이 신성장 동력 확대를 위해 글로벌 시장진출을 확대하고 나섰다.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경쟁도 심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 가는데 한계에 직면했다. 따라서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은 경제성장률이 높으면서도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금융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이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한 네트워크를 확보하며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KB금융과 농협금융, 기업은행 등도 현지은행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우리은행·기업은행 등 6개 금융사는 2017년 말 기준으로 총 718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만 459개의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전체 해외 네트워크에서 동남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63%에 달할 정도다.
금융사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25개국 301개 해외 네트워크 중 동남아시아에서만 239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금융사 중 가장 적극적인 글로벌 영업전략을 추진중이다. 이어 신한금융이 178개 해외 네트워크 중 동남아시아 네트워크가 114개로 두 번째로 높은 경쟁력을 자랑했다. 이외에도 하나금융(총 해외 네트워크 158개)과 KB금융(40개)도 각각 72개와 21개의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또한 농협금융(총 해외 네트워크 14개)과 기업은행(총 해외 네트워크 27개)은 각각 6개와 7개로 글로벌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걸음마 단계에 있다.
◇ 해외시장 진출, 우리은행이 가장 앞서= 우리은행이 글로벌 진출에서 가장 앞선 데는 국내 금융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이미 수년 전부터 동남아시아 시장확대 전략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2014년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캄보디아 여신전문금융사 말리스 인수, 미얀마 여신전문금융사 신설, 필리핀 저축은행 웰스뱅크 인수, 베트남 현지법인 신설 등 동남아시아 지역 내 금융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해왔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현지 금융사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시장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현지 국가 내 지점을 지속적으로 신설하는 전략으로 대면거래를 강화하고, 강점을 가진 부동산금융과 할부금융, 신용대출 등을 통해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차별한 전략으로 올해 상반기 내 해외 네트워크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50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신한금융, 2020년까지 해외 수익비중 20%까지 확대= 우리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한 신한금융도 신한베트남은행과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을 주축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이 한창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만 90개에 이르는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의 순익 비중에서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전체 은행 순익 1조7110억원에서 해외 부문에서 올린 순익이 14%(2350억원)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의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신한베트남은행이 ANZ BANK 베트남 리테일(소매금융) 부문 인수를 마무리하고 베트남 외국계 은행 1위로 올라섰다. 또 신한카드는 올해 1월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푸르덴셜 베트남 파이낸스 컴퍼니(PVFC) 지분 전체를 사들였다.
신용카드 부문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남아시아 금융사에 대한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은행에 집중된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보험 등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금융은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까지 그룹 전체 손익에서 해외 손익 비중을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하나금융, 인도네시아 거점으로 동남아 영향력 확대=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인도네시아KEB하나은행을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 인프라를 공고히 하고 있고, 베트남과 미얀마 등으로 영토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 비즈니스 영역을 기존 은행 부문에서 성장성이 뛰어난 소액대출(마이크로파이낸스), 소비자금융(카드) 등 비은행 부문까지 확대하고, 전략적 지분투자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 KB·농협·기업은행도 동남아 진출에 가속도= 상대적으로 해외 인프라 구축에 뒤처져 있는 KB금융과 농협금융, 기업은행 등도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방점을 찍고 있다.
우선 KB금융은 해외 네트워크가 40개에 불과하지만,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네트워크만 21개에 이른다. KB금융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 실패로, 경쟁사인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과 격차가 벌어졌지만,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을 기반으로 다시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소매금융에서의 강점이 있는 만큼 중소기업 대출이나 소액대출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농협금융은 베트남과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 주력하고 있는데, 베트남에서는 아그리 뱅크(Agribank)와의 협업으로 영업기반을 마련하고, 미얀마와 캄보디아에서는 소액대출회사(MFI)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선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해 은행과 캐피탈에 조기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극동 러시아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IBK 아시아금융벨트' 구축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2개를 인수하고, 캄보디아와 베트남 현지 네트워크도 강화할 방침이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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