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매입채권 소각 한시기구
장기소액연체자 지원재단 출범
"경제적 사면 도덕적 해이" 우려
장기소액연체자 지원재단 출범
"경제적 사면 도덕적 해이" 우려
금융위원회는 22일 오전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양혁승 장기소액연체자지원재단법인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장기소액연체자지원재단 출범식을 가졌다. 재단은 금융회사의 장기소액연체채권 매입·소각 등 신용회복지원 사업, 서민금융사업 등에 대한 지원 등 수행할 예정이다. 우선 26일 오전 10시를 기해 장기소액연체자 재기지원 신청을 받기 시작한다.
지원대상은 국민행복기금 및 금융회사 등에 10년 이상 연체한 채무자로, 원금 1000만원 이하이고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돼야 한다. 이같은 조건을 적용할 경우, 연체 발생 시점이 2007년 10월 31일 이전인 가운데 재산이 없고 소득이 중위소득의 60%(1인가구 기준 월소득 약 100만원) 이하인 사람이 대상이 된다.
과거 빚을 감면받은 대신 나머지 빚을 갚고 있거나 국민행복기금이 채권을 보유하지 않은 119만명이 이번 신청 대상이다.
정부가 경제력이 떨어지는 서민들의 빚을 탕감하기 위한 정책이지만, 재단 출범에 앞서 과도한 금융지원 정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도덕적 해이' 부문이다. 정부는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의식해 이번 조치가 일회적·한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국세청이나 국토교통부 등의 협조를 얻어 재산 현황, 카드 사용 내역, 주택 임대차 계약서 등을 토대로 상환 능력을 따진다는 점도 덧붙였다.
역대 정권 마다 서민들의 빚 탕감 정책이 시행됐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빈도나 규모 자체가 너무 과하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시중은행의 한 여신담당 부행장은 "성실하게 채무를 상환하는 사람에게는 혜택이 없고 아예 돈을 갚지 않은 사람부터 빚 탕감이 되는 것은 문제가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른 사람의 빚을 국민의 세금으로 갚아주는 정책 추진에 앞서, 사전에 일반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으려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도 의문시 되고 있다. 당장, 재단의 주체인 희망모아(설립자)에서 금융소외자 지원에 활용키로 의결한 초과상환금 50억원을 출연하는 주체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금융권 출연금과 시민단체 자발적 기부금 등을 채권매입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사회·시민단체의 기부금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에서 대부분의 재원을 민간 금융사들이 출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정책 발표에 앞서 시중은행 부장들과 카드사 관계자들을 불러 재원 마련을 위한 기부금을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도덕적 해이 논란과 세금 투입 지적을 피하기 위해 손쉬운 금융권 재원에 손을 대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채무자들의 채권이 부실화된 건 당초 상환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금융회사의 책임도 있다"면서 금융권의 참여가 당연하다고 역설했다.
김동욱기자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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