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차세대 `양자암호통신` 기술 손놓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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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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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계 각국이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든 인간과 사물이 통신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미래 '초연결 사회'에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절대적으로 안전한 통신 기술이 필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전자 신호가 아니라 불특정한 양자 단위 신호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면 외부의 해킹 등 사이버 공격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다. 그래서 양자암호통신은 통신기술에서 '궁극의 기술'로 불린다. 자율주행차, 드론, 가전기기, 산업기계, 로봇, 전력기기 등 모든 기기가 사물인터넷을 비롯해 5세대(G) 이동통신 등으로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의 근간 기술이다.

19일 KT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일대다 양자암호통신' 시험망 구축에 성공했다. 시험망은 KT의 상용 유선 네트워크 환경에서 하나의 서버와 여러 개의 클라이언트 기기가 동시에 양자암호 키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특히 기존과는 다르게 하나의 장비로 여러 지점과 동시에 양자통신에 성공, 경제성을 입증했다.

SK텔레콤은 작년 6월 국내 최초로 양자암호통신 전용 중계 장치를 개발하고 경기도 분당에서 용인, 수원까지 왕복 112㎞ 구간의 유선 실험망에서 양자암호키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12월엔 KIST 양자정보연구단이 처음으로 50m 구간의 무선 양자암호통신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이같은 국내 기업과 연구소의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 소식이 마냥 기쁘지 만은 않다. 이미 중국,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기술력과 투자, 인재 등에서 우리나라가 한참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선진국과 비교해 5.8년이나 뒤처져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은 2016년 세계 첫 양자암호통신 위성 '묵자호'를 발사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대륙간 무선 양자암호통신에도 성공했다. 중국 베이징과 오스트리아 빈까지 약 7600㎞ 구간 중 무선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한 구간은 1200㎞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유선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이미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에서 세계 최강 입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 양자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모두 13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웃 일본도 2022년 양자통신용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올해부터 사업에 착수했다. 미국은 산업계와 공동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을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10년간 총 10억유로(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 주요 국가가 이처럼 뛰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오는 2026년까지 양자정보통신, 양자컴퓨터 등 양자관련 기술 개발에 2040억원을 투입한다는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지만, 기술력이 미흡하고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정부의 안목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늦었지만 서둘러 양자암호통신 개발사업에 국가와 기업, 학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에서 세계 최고 환경을 가지고 있다. 정보통신 강국에서 후진국으로 전락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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