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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평창 열풍의 주인공 `빙판 위의 체스` 컬링, 지략 대결에 매료되다

 

남도영 기자 namdo0@dt.co.kr | 입력: 2018-02-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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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평창 열풍의 주인공 `빙판 위의 체스` 컬링, 지략 대결에 매료되다
컬링은 4명의 선수들이 8개의 스톤을 던져 하우스 중앙에 가깝게 가져다 놓으면 승리하는 경기다.



우리에게 낯선 종목이었던 컬링이 평창올림픽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새로운 인기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진행된 여자 컬링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오전 세계 최강 캐나다를 겪으며 금을 향해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저녁 경기에서 일본에 아쉽게 역전패하며 1승 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지략 대결로 현장을 찾은 관람객은 물론 시청자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지략 대결과 섬세한 손동작과 스텝은 보는 이를 충분히 매료시킬 수 있다. 아직 예산과 본선이 남아 있어 기대해 볼 만한 메달 후보임이 분명하다.



컬링에는 보기보다 섬세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어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경기다. 컬링은 20㎏이나 되는 무거운 돌(스톤)을 빙판 위에 굴려 30.48m 정도 떨어진 목표지점(하우스) 중심에 최대한 가까이 가져다 놓는 것으로 승부를 가린다. 상대편의 돌을 튕겨 내거나 진로를 막는 등 전략적으로 돌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선택해야 하는 경기이기에 '얼음 위의 체스'라 불린다.

경기를 보면 스톤을 맡은 선수가 무릎을 세워 앉아 스톤을 민다. 스톤 앞에서 두 명의 선수는 빗자루 같은 것으로 얼음을 막 문지른다. 여기서 스톤을 원 쪽으로 밀어 보내는 것을 '투구'(딜리버리)'라고 하고, 빗자루 같은 브룸으로 얼음을 닦는 빗질을 '스위핑'이라 한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아무리 컬링 경기가 얼음 위에서 치러진다지만, 스톤을 잘 굴리는 것 외에 스위핑으로 20㎏이나 되는 스톤의 진행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것이다. 사실 컬링 경기장의 얼음 위는 '페블'(pebble)이라는 얼음 입자들이 있어 매끈하지 않고 우둘투둘하다. 스톤은 빙판에 생긴 페블 위를 미끄러져 움직이는데, 이는 얼음 표면과 스톤의 접촉면을 작게 하고 얼음과 마찰 저항을 줄여 결국은 스톤을 잘 이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작은 얼음 알갱이는 스톤을 잘 구르게 하지만,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도 스톤을 움직이게 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스위핑으로 스톤의 이동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선수들이 스위핑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따라 스톤의 이동 거리와 속도, 휘어짐이 결정된다. 순간적인 스위핑은 얼음의 표면 온도를 올려 페블을 녹게 한다. 얼음과 스톤 사이에 엷은 물의 막(수막현상)을 만들어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톤이 이동하는 데 방해가 되는 빙판 위의 먼지나 서리 등을 제거하기도 한다. 선수들의 스위핑으로 스톤의 활주 거리는 3∼5m 정도 연장된다고 한다.

선수들은 투구 시 스톤에 회전을 준다. 스톤은 얼음에 미끄러져 내려갈 때 선형 운동과 회전 운동을 한다. 이때 2개의 외력에 영향을 받는데 20㎏ 정도인 스톤의 무게 수직 아래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과 그 반대 힘으로 얼음표면에서 위로 향하는 수직 성분의 합과 스톤 진행 반대 방향의 운동 마찰력이 작용한다. 공기저항을 무시한 전제하에 스톤의 속도가 떨어지면, 회전하는 바깥 가장자리 마찰력이 중심보다 작아지면서 스톤이 처음의 선형운동 경로를 벗어나게 된다. 스톤이 전진하면서 휘게 된다. 이때 선수들은 원하는 방향 쪽 얼음을 문질러 스톤의 운동 마찰력에 더 관여한다. 스위핑을 많이 할수록 스톤의 이동 거리는 늘면서 덜 휘어질 수 있다. 스위핑으로 스톤의 이동 경로가 조절되는 컬링은 아주 섬세한 운동이다. 얼음 위에서 하는 종목 중 빙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운동이다.

한편 스위핑에 사용되는 도구인 브룸의 털은 합성 섬유나 말총, 돼지털 등을 사용한다. 털의 재질에 따라 강하고 약한 스위핑을 할 수 있다. 브룸의 스틱 부분은 탄소섬유 등으로 제작해 강하면서도 가볍다.

스톤은 무게 19.96㎏을 넘지 않으며 지름 약 30cm에 손잡이가 달린 원반 형태의 돌이다. 스톤에 달린 핸들은 손잡이 역할 뿐 아니라 '아이 온 더 호그'(eye on the hog)라 불리는 전자장치가 달려있어 판정 시비가 잦은 호그 라인에서 진동을 감지한다. 호그 라인에서 손을 떼지 않으면 빨간 불이 들어온다. 둥글고 넓적하게 생긴 스톤은 화강암으로 제작된다. 컬링 경기는 하우스에 스톤을 집어넣기 위해 상대팀 스톤을 밀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스톤은 수십 번씩 서로 부딪히는데 경기장에서는 '쿵' 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크게 부딪힌다. 이렇게 자주 부딪혀도 멀쩡한 돌을 써야 한다는 이유로 단단한 화강암을 쓴다. 화강암을 구성하는 주요 광물은 석영과 장석이며, 화강암의 모스 경도는 5.5와 7 사이가 되는 단단한 암석에 속한다. 또 화강암은 수분 흡수율이 낮다. 그래서 차가운 얼음 위에서 스톤 표면이 얼거나 얼음 표면이 녹는 현상이 드물게 일어나기에 컬링 스톤 재질로 알맞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사용될 컬링 스톤은 특별하다. 올림픽은 규모가 큰 국제대회인 만큼 세계 최고의 돌로 스톤을 제작했다. 바로 스코틀랜드 무인도인 '에일서 크레이그'에서만 채굴할 수 있는 화강암으로 만든 것. 옅은 푸른색을 띠어 '블루혼'(Blue Hone)이라는 별명의 이 화강암은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화강암으로 유명하다. 습도에도 강해 빙판 위 컬링 스톤으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도움말 : 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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